무감각으로 인해 성범죄 이어질 가능성 높아
각종 치료 통한 개인적 개선 의지 중요

[금강일보 김정섭 기자] 스마트 기기 등을 통한 습관적인 음란물 시청이 자칫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이른바 음란물 중독이다. 음란물 중독이 심각해지면 성(性) 의식이 비뚤어져 자신도 모르게 성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이런 가운데 텔레그램 성착취 영상물 공유방인 ‘n번방’ 운영자 문형욱(24)과 함께 아동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안승진(25)도 범행동기를 음란물 중독이라고 밝혔다.

안승진은 지난해 3월 n번방 운영자인 문형욱의 지시를 받아 피해자 3명을 협박하는 등의 방법으로 아동 성착취물을 제작한 것은 물론 지난해 6월까지 아동 성착취물 1000여 개를 유포하고 9200여 개를 소지한 혐의로 지난 23일 검찰에 송치됐다. 송치 과정에서 범행 동기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안승진은 “음란물 중독으로 인한 것 같다”고 답했다.

음란물 중독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중독돼 자신의 일상은 물론 타인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치는 상태를 말한다. 전문가들은 음란물을 보는 모든 사람들이 성범죄는 아니지만 음란물을 볼 때 스스로 성욕구를 조절하지 못한다면 성범죄자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대전경찰 관계자는 “음란물에 대한 반응이 있는데 처음에는 음란물을 반복해서 찾게 되며 더 나아가 음란물을 보면 볼수록 처음에 느꼈던 강한 자극이 사라지고 자신을 자극할 만한 범죄를 일상적이고 당연한 듯이 받아 들인다. 또 음란물을 봤던 장면들을 직접 해보고 싶은 욕망이 커져 실제로 행동에 옮기게 된다”며 “주로 음란물 중독단계에서 호기심, 강한 충격, 욕망 등으로 성범죄가 일어남으로 음란물 중독으로 인한 성범죄가 일어나지 않기 위해선 초기 단계에서 스스로 조절하려는 의지를 강하게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음란물에 중독되면 다른 중독 케이스처럼 ‘뇌의 보상회로’에 변화가 생겨 도파민 호르몬 분비가 촉진되고 일시적 흥분과 쾌감이 느껴지는데 이 과정에서 반복되고 경험이 누적될수록 뇌에서는 더 큰 쾌감을 원한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또 음란물 중독은 다른 행위 중독과 마찬가지로 인지행동 치료, 가족치료, 금단 증상을 조절하는 약물 치료 등의 대안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시도할 수 있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진단한다.

김민철 전문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중독임을 인정하고 배우자나 가족, 전문가에게 솔직히 알린 뒤 도움을 청해야 한다”며 “아동·청소년의 경우 컴퓨터 등을 거실 등 오픈된 공간으로 옮기고 인터넷 사용 내역을 가족에게 공유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정섭 기자 toyp1001@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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