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양도세' 개미만 피보나?
  • 나원석 기자
  • 승인 2020.06.29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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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기관은 제외
기획재정부 해명나서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금융투자 활성화'를 명목으로 내놓은 양도소득세 확대 방안이 오히려 '개미 투자자'들만 죽인다는 지적이 나왔다. 개인투자자 단체는 정부 방침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나선 상황이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27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양도세 확대 조치가 자본시장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투연은 600만 개인투자자의 권익을 대변해 지난해 창립된 비영리단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5일 증권 거래세를 인하하는 대신 증시 투자를 통해 고수익을 올린 투자자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확대하는 '금융투자 활성화 및 과세 합리화를 위한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2023년부터 국내 상장주식 투자에 따라 발생한 2000만 원 이상의 양도차익에 대해 20%(3억 원 초과분 25%)의 양도소득세를 내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대신 현행 0.25%인 증권거래세는 2023년까지 총 2년에 걸쳐 0.15%로 0.1%포인트 인하한다. 거래세를 인하해 금융투자 활성화에 기여하고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을 부과해 과세 정의를 실현하겠다는 취지다.

논란의 핵심은 새롭게 도입하는 금융투자소득세를 누구에게 부과할 수 있느냐의 여부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25일 발표한 금융투자소득세의 과세 대상은 ‘개인’이다. 2023년부터는 소액 투자자라도 금융소득이 발생하면 과세 대상으로 분류된다. 공제액(국내 주식의 경우 연간 2000만원)은 있어도 예외는 없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금융투자소득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은행·증권사 등 기관의 경우 증권거래 등으로 발생한 수익은 ‘법인세’로 귀속된다. 금융세제 개편 이전처럼 법인세만 내면 된다. 외국인 역시 마찬가지다. 금융투자로 발생한 소득은 자국에서 ‘소득세’ 형태로 내왔기 때문에 금융세제가 바뀐다고 해도 이중과세는 불가능하다.

한투연은 무차별 공매도에 대한 실시간 적발 시스템 마련, 대주주 요건 2년 간 현행 10억 원으로 유지 등을 촉구했다.

청와대 국민소통 광장에는 '주식 양도세 확대는 부당합니다'라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해당 청원은 "6.17 부동산 대책으로 서민이 신규 아파트에 청약할 수 없게 되었다. 이로써 중산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 하나를 잃었다"며 "대통령님이 (양도세 확대로) 남은 사다리 하나마저 끊어버리고 계신다"고 주장했다. 양도세 부과대상을 50억~100억 원 단위로 늘려 현금부자들이 유입되도록 해 국내증시가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청원인은 이어 "최근 점점 과해지는 여러 증세대책이 서민의 등을 짓누르고 있다"며 증세 없는 복지가 가능하다고 했던 공약을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논란이 일자 기획재정부는 설명자료를 배포하는 등 해명에 나섰다.

정부가 금융세재 개편안을 발표하자, 일각에서는 증권거래세에 대해 ‘소득있는 곳에 세금있다’는 과세원칙을 위배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소득 있는 곳에 세금있다는 원칙은 ‘소득세’에만 적용되는 과세원칙으로, 모든 세목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이 원칙은 재산세, 소비세, 거래세 등 여타 세목과는 무관하다"며 "증권거래세는 고빈도 매매 등으로 인한 주식시장 교란 예방, 소득세가 전혀 과세되지 않는 부분에 대한 보완 성격이 있다. 이미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요국에서도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를 동시에 부과 중"이라고 했다.

이어 "소득 이외에 재산의 이전도 주요한 과세대상"이라며 "재산 거래시 증권거래세 이외에도 취득세, 등록면허세 등 다양한 세금이 부과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현재 취득세는 부동산, 선박, 차량, 기계장비, 항공기, 입목, 광업권, 어업권, 골프회원권 등에 과세되고 있다. 등록면허세는 선박, 자동차, 건설기계, 광업권, 어업권 등에, 인지세는 부동산, 선박, 항공기의 소유권이전에 관한 증서 등에 부과되고 있다.

또 기재부는 증권거래세율 인하(0.25%→0.15%)에 비해, 금융투자소득 세율 20%(3억 초과분 25%) 부과가 과다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기재부는 "증권거래세율과 금융투자소득세율은 부과되는 과세표준이 달라, 이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증권거래세는 거래대금에 부과하는 것이고, 소득세율은 연간 모든 거래에서 발생한 손익을 통산한 후 소득에 부과하기 때문에, 세율을 직접 비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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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석 기자 | nw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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