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몰린 교육·행정 업무에 허덕
유연근무제 현장 적용도 ‘그림의 떡’

[금강일보 김지현 기자] 교사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연일 기승을 부리는 무더위 속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장시간 수업을 해야 하고, 코로나19로 순연됐던 각종 교육·행정 업무를 촉박한 학사일정에 맞춰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당국은 교사들을 위해 시차출퇴근제, 재택근무 등을 허용하는 ‘유연근무제’를 안내하고 있지만 교사들 입장에선 선뜻 나서기 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교사들은 보조 인력이 절실하다고 입은 모은다.

코로나19로 인해 학사일정이 미뤄진 만큼 교사들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유치원 및 초·중·고교생들의 등교가 모두 마무리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가운데 중간고사와 수행평가 등의 문제를 출제하고 학생들을 평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초·중학교의 경우 순환등교를 하고 있는 곳이 대다수인 탓에 교사들은 원격·등교수업 준비를 모두 해야 해 업무 부담이 더 크다.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은 코로나19로 인한 교사들의 부담을 완화하고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유연근무제를 안내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교육공무원 복무관리 지침’에 따르면 교사들은 시차출퇴근제를 활용해 출퇴근 시간을 유동적으로 바꿀 수 있으며 임신부,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에 속하는 교사들은 원격근무를 할 수 있다.

또 근무지와 거주지의 소재지역이 다른 경우 부서장의 판단에 따라 대인접촉 최소화를 위해 원격근무가 가능하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지난 23일 시도부교육감 회의를 통해 교사들이 쉴 경우를 대비해 시간강사 풀을 마련할 것을 시·도교육청에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장 반응은 냉랭하다. 중간고사, 수행평가 이후 학생들을 평가해야 하고 학생 등·하교 발열 체크, 감염 관리 등으로 인해 평소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학교 현장에서 보내야 하는 이유에서다.

대전 A 중학교 담임교사는 “복무 지침 상 유연근무제를 활용할 수 있지만 담임교사들은 이를 이용하기 어렵다. 현재 상황에선 출근 전후로 학생들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시간강사 풀 역시 학교에선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쉽지 않다. 기말고사를 준비하고 수행평가가 있어 시간강사에게 평가 업무를 맡기고 쉴 수 없어서다. 보조 인력을 좀 더 지원해 준다면 조금이라도 업무 부담을 줄어들 것 같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대전시교육청은 현장 의견과 교육부 가이드라인을 수렴, 교사들의 복무 지침을 적용해 나갈 방침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장이 유연근무제를 승인해줘도 위급상황이 언제 발생할지 몰라 적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교사 복무 지침은 계속 바뀌고 있다. 교육부에서 지침이 오면 학교의 상황을 살펴 복무 지침이 잘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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