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동안 폐렴 중증환자 대상으로 무상공급
길리어드사, 하루 치료비 약 47만 원으로 책정
약값 논란 속 협상 결과 관심 집중

[금강일보 김미진 기자] 이달부터 공급되는 코로나19 치료제 선두주자, 렘데시비르의 가격이 공개됐다. 다만 공개된 것은 미국 현지 가격으로 국내 공급가는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와의 협상이 진행된 후 책정될 예정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렘데시비르가 각광받고 있는 만큼 독점적인 위치를 갖기 때문에 협상에 많은 애로가 따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특례수입 결정 이후 방역당국이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와 국내 도입을 협의, 의약품 무상공급 계약을 체결해 1일부터 공급 중이다.

방역당국은 폐렴이 있으면서 산소치료가 필요한 중증환자를 렘데시비르 우선 투약 대상으로 선정했다. 투약을 받으려면 흉부엑스선 또는 CT상 폐렴 소견, 산소포화도가 94% 이하로 떨어진 상태, 산소치료를 하는 환자, 증상발생 후 10일이 지나지 않은 환자 등 4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투약기간은 5일간 6병이 원칙이나 필요할 경우 5일 더 연장 가능하다.

다만 전체 투약기간이 최대 10일을 넘으면 안 된다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길리어드사이언스는 미국 기준, 일반적인 코로나19 확진자를 치료하는 데 사용되는 렘데시비르의 가격을 3120달러로 책정했다. 우리 돈으로는 약 375만 원이다. 민간보험 가입자는 약 375만 원, 공공보험 가입자는 281만 원 가량을 지불해야 한다. 하루 치료비가 390달러로 한 병당 약 47만 원 선이다.

우려했던 대로 비싼 약값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대전에서 내과를 운영하는 이진숙 씨는 “팬데믹 상황에서 코로나19 치료제는 공공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WHO(세계보건기구)에서 중간 개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확진자가 전 세계적으로 넘쳐나는데 투약 가격이 비싸면 사회적 약자들은 치료를 어떻게 받으란 말인가”라며 “우위를 빠르게 선점한 만큼 힘을 가지게 되고, 힘을 가지게 되면 가격을 더 높이는 등 횡포를 부릴 수도 있다. 사회적 약자 계층을 배려하는 선에서 협상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약값 논란과 별개로 우리 정부가 한시적으로 렘데시비르를 무상 공급하는 데 대해선 긍정적인 분위기다.

대전 서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A 씨는 “한 달 동안이나마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무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한 건 옳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내달 진행될 약가협상에서는 길리어드사의 독점 판매가 가능한 만큼 딜레마가 찾아올 수 있다. 이를 잘 해쳐나가는 게 관건”이라며 “그러나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국가들이 겪게 될 일이다. 구매력 및 가격 책정 등 애로가 많이 따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세계적인 분위기가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 약가가 낮아질 수도 있다.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1일 국내 렘데시비르 투약 대상이 모두 33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미진 기자 kmj0044@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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