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천동초 2명 코로나 추가확진에 첫 교내 전파 가능성
市교육청 “동구에 한해 원격수업”…소극적 대처 비판 일어

대전시교육청이 1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동구 지역 유치원과 초등학교, 특수학교 총 59개교를 2일부터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고 밝힌 가운데 대전가양초등학교에서 학교 관계자들이 출입통제 안내문을 설치하고 있다. 함형서 기자 foodwork23@ggilbo.com

[금강일보 이준섭 기자] 학교 내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세간의 우려가 결국 현실이 되는 모양새다. 지난달 30일 대전천동초등학교에서 추가 발생한 학생 확진자 2명 중 1명이 학교 내 감염으로 의심되고 있어서다. 대전시교육청은 뒤늦게 동구 관내 유치원과 초등학교, 특수학교를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소극적 대처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달 30일 대전천동초에서 5학년 학생 2명(대전 120·121번 확진자)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두 학생이 앞서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동급생(대전 115번 확진자)에게 전염된 것으로 보고 역학조사에 돌입했다. 역학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단언할 순 없으나 교내 전파로 결론이 나면 교육현장에서 가장 걱정했던 국내 첫 학교 내 감염이 확인되는 셈인데 일단 시교육청은 신중 모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1일 대전천동초 5학년 167명과 교직원 등 학교 전체에 대해 진단검사를 보건당국에 요청했다”며 “추가 확진자 2명 중 1명은 대전 115번 확진자와 친하지만 학급이 다르고 체육관에서 접촉해 감염된 것으로 보이고, 다른 추가 확진자는 학급은 같은데 현재 어떤 경로로 감염됐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학교 내 감염이라고 단정할 순 없다”고 조심스러워했다.

학교 내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에 지역 사회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시교육청은 1일 추가 대책을 내놨다. 설동호 교육감은 이날 시교육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전천동초에서 학생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한 것과 관련해 지난 30일 해당 학교를 포함해 주변 학교 14곳에 내린 원격수업 조치를 동구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2일부터 오는 10일까지 유치원 34곳과 초등학교 23곳, 특수학교 2곳 등을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고 중학교(12곳)는 등교인원을 기존 3분의 2에서 3분의 1로 제한할 것을 권고, 학교 밀집도를 더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설동호 교육감은 “우선 10일까지 원격수업을 진행하되 이후 상황에 따라 연장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며 “우리 교육청은 학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등교중지 등 강력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교육청의 이번 대책은 사후약방문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학부모를 비롯한 교육현장에서 그동안 선제적인 등교수업 중단 조치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시교육청이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부해 온 것이 결국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판단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중·고교는 밀집도를 기존 3분의 2에서 3분의 1로 축소할 것을 ‘권고’할 뿐 이렇다 할 대책이 보이지 않는 것도 교육현장의 걱정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설 교육감은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등교수업을 중단할 경우 학습권 침해라든지 평가, 입시 준비 등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고 오히려 불안감을 증폭시킬 수 있다”며 “새롭게 추가된 학생 확진자의 감염 경로가 규명돼야 하겠지만 혹시 모를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 우선적으로 동구에 한해서 원격수업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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