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무 적응, 임무 수행, 자기 계발 등 긍정적인 평가
일각에선 불법 사용, 군 기강 해이 등 우려 목소리도
[금강일보 김정섭 기자] 1일부터 군대 내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이 전면 시행된 가운데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효율적인 복무 적응과 임무 수행, 자기 계발 등을 기대하는 쪽과 군대라는 특수성에 기반한 군사기밀 유출 우려, 군 기강 해이 등을 들어 걱정하는 부류로 나뉘고 있는 거다.
국방부는 지난달 26일 정경두 국방부장관 주재로 20-1차 군인복무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일과 후 병 휴대전화 사용’을 1일부터 전 부대 대상으로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평일 휴대전화 사용 시간은 오후 6시부터 9시까지며 공휴일과 주말에는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사용할 수 있다.
지난해 4월부터 시범 운용된 일과 후 병 휴대전화 사용은 복무 적응과 임무 수행, 자기 계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한국국방연구원이 지난 2월 실시한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병 휴대전화 사용 시범 운용 10개월 사이 장병들의 군 생활 만족 지수는 92.9%에서 96.9%로 올랐다. 특히 심리적 안정 지수는 57%에서 97.5%로 40%포인트 넘게 향상됐다.
안 모(31·대전 유성구) 대위는 “코로나19로 인한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출타를 통제했을 때 휴대전화 사용이 격리된 장병들의 스트레스 경감과 감염병 예방 등 위기극복에 큰 역할을 했다”며 “사병들과 원할한 소통으로 예전보다 구타, 가혹행위 등 악·폐습이 없어졌고 특히 시행 초반에는 스마트폰 과사용으로 운동하는 모습이 드물었는데 지금은 유튜브를 보면서 자기만의 운동 방식을 만들어 자신이 하고 싶은 걸 찾기 위해 휴대전화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병사들이 많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보완과 기강 해이 등을 우려해 여전히 부정적인 시선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한 육군 병사가 속칭 ‘박사방’의 공범으로 드러나는 등 폐단이 노출되면서 반감이 커진 양상이다. 이 병사는 체포되기 일주일전까지 매일 일과 후 스마트폰을 이용해 채팅방 활동을 해 온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A 모(38) 상사는 “북한과 대치상황 속에서 병 휴대전화 사용으로 인해 군 기강 문제가 불거질까 심히 걱정된다”며 “불법 사이버 도박, 인터넷 과의존, 디지털 성범죄 등 그동안 드러난 문제점들만 봐도 부작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정섭 기자 toyp1001@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