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변에서 바이러스 장시간 살아있다는 결과 나와
일각선 타액보다 더 신뢰높을 것으로 기대
“하수 활용한 검체 검사도 가능할 듯” 의견도

[금강일보 김미진 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타액보다 분변에서 장시간 더 많이 검출된다는 국내 연구진의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새로운 진단방법으로 자리매김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시 보라매병원 소아청소년과 한미선 교수 연구팀은 18세 미만 코로나19 환자 12명(9명 경증·3명 무증상)을 검사했다. 그 결과 환자의 92%가 분변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 타액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비율은 73%다.

이어 연구팀은 콧속에서 채취한 검체, 타액, 분변에서의 바이러스 검출량을 시기별로 측정해 비교·분석했다. 분변에서는 경증과 무증상의 환자 모두에서 초기 바이러스양이 가장 많았고 2∼3주 후에도 꾸준히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콧속에서 채취한 검체와 타액에서는 바이러스의 양이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했다.

특히 타액은 콧속 검체보다 바이러스 소멸 속도가 빨랐다. 타액 검사는 1주차에서 80%가 양성이었으나 2주차는 33%, 3주차는 11%까지 떨어졌다. 한 교수는 "현재 코로나19 진단 시 콧속을 면봉으로 긁어 검체를 채취하는 방법이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지만 이번 연구 결과로 보아 소아·청소년의 현재 혹은 최근 감염을 확인할 때는 분변이 또 하나의 검사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 일부 관련업계 관계자의 의견 역시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대덕특구에서 체외진단기기 관련 기업을 운영하는 A 씨는 “콧속 검체나 타액보다 분변에서의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량이 많았다는 점에 근거해 분변검사 역시 진단에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타액보다 더 신뢰도 높은 진단기법을 도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하수처리장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경로를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있다.

대덕특구 내 한 출연연 관계자는 “하수를 활용하게 된다면 집단의 검체를 모두 검사를 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공간이나 관리 인력, 비용 역시 줄일 수 있는 등 긍정적인 방법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며 “다만 하수 양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어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한 연구가 더 필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검출된 바이러스가 전염력을 갖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해 위생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전 B 종합병원 관계자는 “연구팀의 연구에서는 바이러스를 배양하지 않았기 때문에 감염성 유무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 그러나 타액뿐만 아니라 분변에서 역시 바이러스가 배양된다는 기존 연구 결과들이 있기 때문에 손 씻기 등 개인적인 위생 뿐만 아니라 화장실 위생 역시 신경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미진 기자 kmj0044@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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