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디올 등 명품 브랜드 잇다른 인상
우리나라만의 보상소비 심리 겨냥 분석 나와

[금강일보 조길상 기자] 코로나19로 전세계가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명품’ 브랜드들이 잇달아 가격인상에 나섰다. 보상소비로 매출 회복세를 보이는 우리나라 시장을 겨냥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루이비통은 지난 5월 일부 가방 가격을 5~6% 올렸고 의류 액세서리 소품류는 최대 10%까지 인상했다. 샤넬도 같은 달 인기 품목인 클래식 플랩백 미디움 등 주요 제품 가격을 20% 가까이 인상했다. 이로 인해 가격 인상 전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백화점 오픈과 동시에 샤넬매장으로 뛰어간 ‘오픈런’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디올은 2일부터 인기 제품인 레이디 디올백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을 10~12% 올렸다. 디올의 가격 인상은 지난해 10월 일부 제품 가격을 10%가량 올린 뒤 처음이다. 이 외에도 구찌, 프라다 등 인기 명품 브랜드도 상반기 잇달아 가격을 올렸고 티파니와 불가리 등 보석류 브랜드들은 금값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인상했다.

이 브랜드들의 가격인상은 표면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원가 상승과 환율 변동, 인건비 상승 등 통상적인 이유를 들지만 관계자들 사이에선 매출 보전을 위한 인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의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발병 이후 명품 시장이 위축됐다. 유럽과 북미 등 주요 시장의 매장이 문을 닫은 데다 구매자들의 소득 감소까지 겹친 탓”이라며 “그러나 우리나라 시장은 분위기가 다르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고, 강제 집콕 생활을 해야 했던 소비자들이 최근 그동안 억눌렸던 소비 욕구를 분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달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의 명품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78%, 55.3%, 37.2% 늘었다. ‘대한민국 동행세일’과 ‘면세명품대전’ 등 소비 진작을 위한 이벤트들의 효과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해외여행을 못간 20~30대 젊은 층들이 명품으로 보상소비를 하면서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20~30대 구매 비중이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한다”며 “우리나라 젊은 층의 명품 소비가 늘고 있고, 베블런 효과(비쌀수록 잘 팔린다)를 직접 확인한 브랜드들이 전 세계적인 판매량 감소에 따른 매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가격 인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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