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요금 인상…충전기 철거 고려
  • 정은한 기자
  • 승인 2020.07.05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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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전기사용량에 따라 차등부과해야”
기본요금 감당할 수 있는 건 한전·대기업뿐
앞으로 대기업에 알짜배기 충전소 빼앗길 것
 
아무도 찾지 않는 대전 유성의 한 아파트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 하루 매출이 1000원도 나오지 않고 있다.
아무도 찾지 않는 대전 유성의 한 아파트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 하루 매출이 1000원도 나오지 않고 있다.

[금강일보 정은한 기자] 한국전력이 예고대로 7월부로 전기차 충전요금에 대한 특례할인제를 축소했다. 충전요금의 할인폭이 낮아지고 충전기당 기본요금이 되살아나 지역 충전소 운영업체의 부담이 가중된 탓에 충전기 철거까지 고려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본요금을 감당할 수 있는 LS그룹이 전기차 충전기 시장에 재진출을 선언해 알짜배기 충전소도 고스란히 내줘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한국전력은 탈원전정책으로 손실이 불어나자 지난해 전기요금 특례할인제 중단을 예고했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충전기당 기본요금은 100% 면제하고 전력량요금은 50% 할인해줬으나 ▲2021년 6월까지 기본요금 50%, 전력량요금 30% ▲2022년 6월까지 기본요금 25%, 전력량요금 10% ▲2022년 7월부터 모든 할인 폐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전기차 충전 기본요금은 완속충전기(7㎾h급) 월 1만 6660원, 급속충전기(50㎾h급) 11만 9000원이며 충전요금은 ㎾h당 52.4원∼244.1원으로 시간과 계절별로 상이하다.

대덕대 자동차학과 이호근 교수는 “전기차 충전요금 할인은 정부의 전기차 보급에 힘을 보태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예고했던 일몰제가 완전히 폐지된다고 하더라도 가솔린보다는 유지비가 40% 낮은 수준이다. 다만 정확한 수요 조사 없이 민간운영자들을 확대하고 아무도 이용하지 않는 지역에 충전소를 설치한 탓에 단계적 할인 폐지에 따라 민간운영자들의 피해가 양산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전국단위 A·B업체에서 대전지사장을 맡고 있는 김 모(49) 씨는 지역에서만 50여 곳에서 800기의 충전기를 운영 중이지만 충전사용량이 거의 없는 기계가 70%에 달해 걱정이 커지고 있다.

그는 “환경부 주도로 1기당 300만 원의 보조금을 받아서 완속충전기를 설치한 만큼 설치에 따른 적자는 없다. 다만 70%의 기계에서 매출이 나오지 않음에도 관리하는 부담이 컸는데 완속충전기당 기본요금(월 1만 6660원의 50%)이 부활하니 매달 내야 할 전기료가 막대하게 불어난 상황이다. 사용료를 3배가량 인상해 대비하고 있지만 전기차 유지비가 올라 전기차 수요가 낮아지면 악순환에 빠질 수 있는 만큼 충전기 철거도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운영업체이자 충전기 제조까지 진출한 충남 천안 C업체는 더 암울하다.

노 모(45) 씨는 “타 사의 대리점을 하다가 올해 본격적으로 충전기 제조를 시작해 조달청 입찰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사용량과 관계없이 충전기당 기본요금을 부과하면 충전기 보급을 확대해야 하는 현 상황에 제동이 걸리게 되고, 민간 운영자들이 사라져 제조업체는 매출이 급감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제조·설치·운영에 드는 모든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LS그룹이 전기차 충전소 시장에 재진출을 선언한 상황이라서 지역 중소기업들이 땀 흘려 설치해온 알짜배기 충전소 시장을 빼앗길 수 있다. 한전 역시 기본요금을 부과해도 본인들이 운영하는 전기차 충전소의 납부금을 돌려받으면 그만 아닌가. 한전 본부와 대전세종충남본부에 거듭 민원을 제기해도 자사의 손실만을 채우기 위해 급급한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호근 교수는 “한전이 계속해서 일괄적으로 기본요금을 부과하면 전기차 충전소 보급이 흔들릴 수 있는 만큼 사용량에 따른 차등부과를 검토해야 한다”고 훈수했다.

정은한 기자 padeu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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