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60% 축소개원…“추후 늘릴 계획”
재정난에 의료인력 수급난 까지 겹쳐
서비스 질 저하…만성적자 악순환우려
세종시 떠난 서울대병원 책임론 ‘솔솔’

오는 16일 충남대병원이 개원한다. 하지만 527병상이 210병상으로 줄어들고 재정난과 의료진 부족 등 기대와 달리 여러 문제점을 낳고 있다. 충남대병원 제공
 
지난 2013년,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세종시립의원이 자체 홈페이지(www.sejongmc.org)를 개설, 운영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적자운영의 빌미로 페쇄됐고, 충남대병원이 진출했다. 인터넷 캡처

 

[금강일보 서중권 기자]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약속했던 ‘세종충남대병원’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용두사미(龍頭蛇尾)’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당초 계획했던 527병상규모가 절반도 채 안 되는 210병상으로 축소한데다 의료진들의 인력수급 마저 여의치 않다. 인턴·전공의까지 두지 않는 등 의료인력 수급난은 의료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 불을 보듯 빤하다.

더 큰 문제는 심각한 경영난 우려다. 의료계 관계자가 최근 공개한 세종충남대병원의 중기재정전망에 따르면 심각한 재정위기로 나타났다.

세종충남대병원 건립예산 금융권 차입금액은 2835억 원, 향후 10년간 차입금만 4000억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의료수익 10%전제) 이 같은 재정난 위기는 좋은 인력확보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 의료계의 분석이다. 거기다 인턴 및 전공의 없이 개원에 들어간 것 만 봐도 그렇다.

개원초기부터 반 토막 이하인 병상규모와 재정난, 의료인력 수급난까지 겹치면서 ‘세종충남대병원’의 기대감이 우려로 돌아서고 있다. 뿐만아니라 ‘세종충남대병원’의 미래가 암담하다는 예고다.

이 같은 맥락에서 지난 2015년 3월 문을 닫았던 서울대병원의 세종시 의료진에 대한 평가가 재 점화되고 있다. 당시 서울대병원이 직접 운영하는 세종시립응급실이 그해 3월 폐쇄되면서 숱한 논란이 일었다. 서울대병원 폐쇄와 충남대학병원 유치를 둘러싼 음모와 술수, 정치권 로비의혹 등이 그것이다

결국 어렵사리 유치했던 서울대학병원 의료진은 여러 의문을 남긴 채 세종시를 떠났다. 하지만 독점한 충남대병원은 당초 약속과 기대와 다른 현실을 보이고 있다.

여론일각에서는 “세종시에 서울대병원 의료체계를 차단한 이면에는 충남대병원의 진출을 위한 목적이 아니었겠느냐. 이는 세종시민들이 의료혜택을 받을 또 하나의 기회를 빼앗아 간 것”이라며 “응분의 책임을 져야한다”고 꼬집었다.

오는 16일 개원하는 세종충남대병원은 최첨단 의료서비스와 창의적 헬스케어를 선도하는 스마트 병원을 내세우고 있다. 10개 특성화센터 및 31개 진료과를 운영한다. 줄어든 병상은 단계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의료진은 의사 102명, 간호직 390명, 보건직 134명 등 모두 829명으로 개원한다.

충남대병원 측은 “인턴 및 전공의 배치 등 기본적으로 인력 효율성을 높이는 재정자립까지 5~7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등으로 경영이 어려워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 서비스 질을 높여 신뢰받는 병원을 만들겠다. 제도적 개혁, 외부 병원 벤치마킹을 통해 유명대형병원과 맞먹는 의료서비스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충남대병원이 떠안고 있는 재정난과 의료구인난, 환자감소 추세 등 여러 악재를 어떻게 극복하고 정상운영에 들어갈지는 미지수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서울대병원의 세종시 의료진 폐쇄와 관련, 세종시민들의 아쉬움과 책임론이 불거져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세종=서중권 기자 013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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