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대출·횡령·배임부터 학력위조까지 ··· 거액 비자금 사용처 초미 관심

<속보>=불법 대출에 횡령·배임은 기본이고 학력 위조, 채무 불이행 등 속속들이 드러나는 퇴출 저축은행 오너들의 행각은 그야말로 ‘비리 백화점’이란 말이 저절로 튀어나오게 한다. <본보 5월 7·8일자 보도> ▶관련기사 9면

9일 대전지역 금융권에 따르면 검찰과 국세청, 금융감독원 등으로 구성된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이 대전·충남에서 영업을 해온 미래저축은행과 한주저축은행 본점 및 대주주 자택 등을 압수 수색한 가운데 세간의 관심은 불법 대출 규모가 얼마이고, 자금이 어디에 쓰였는지에 모아지고 있다.

검찰은 부실 저축은행이 거액을 불법 대출해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이 돈이 저축은행 사업 인·허가나 영업정지 무마 청탁, 정·관계 로비용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또 대주주와 주요 경영진을 출국금지 시키고 집중조사를 벌여 이들의 비위(非違)가 하나 둘 그 베일을 벗고 있다.

연기군 조치원읍에 본점을 둔 한주저축은행 김임순(53) 행장은 지역사회에서의 활발한 후원활동과 장학사업으로 지난해 ‘연기군민대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불법 대출 혐의로 회사가 고발당하고, 임직원들이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에 불려가 조사를 받은 끝에 작년 말 현재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37.32%라는 금융당국의 충격적 발표와 함께 결국 3차 구조조정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지역민들에게 큰 실망감과 배신감을 안겨줬다.

김 행장을 비롯한 임직원 3명은 2007년 10월부터 2011년 3월까지 약 20억 원 규모의 업무상 배임(경북 경주 방폐장 건설공사 납품업체 대출 관련)에 가담한 혐의로 작년 11월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으로부터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던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이와 함께 지난 3일 밀항을 시도하다 붙잡혀 구속영장이 청구된 미래저축은행 김찬경(56) 행장의 경우 체포 직전 회삿돈 200억 원을 인출한 것은 물론 15명의 명의로 1500억 원을 불법 대출받아 호화 리조트를 구입했고, 회사 소유 주식 270억 원어치를 추가로 빼돌린 정황도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2001년 5월 대출 담당자에게 지시해 2년에 걸쳐 37억 4000만 원 상당을 개인 용도로 대출받았고, 2008년 7월 제주지방법원에서 상호저축은행법 위반으로 벌금 3000만 원을 선고받은 전력도 밝혀졌다.

김 행장의 ‘일탈’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30여년 전 가짜 서울대생 행세를 했던 부끄러운 이력과 채무 불이행으로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상태에 저축은행 오너 신분을 유지한 것이 들통나 거센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지난달엔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수천만 원의 돈을 도난당한 후 충남 아산에 거주하는 지인이 잃어버린 것처럼 꾸며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연기=정장희 기자 jjh0011@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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