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대 사실상 반환키로 결정짓고
가용재원 확정땐 학생기구와 협의
충남대도 필요성 공감하고 논의중

[금강일보 이준섭 기자] <속보>=건국대에 이어 전북대가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에 응답했다. 국립대 중 처음으로 특별장학금 형태로 등록금을 반환키로 하면서다. 지역 국립대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학습권 침해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갈수록 거세지면서 대학 차원의 등록금 반환 논의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본보 7월 3일자 1면 등 보도>

최근 건국대가 44억 원의 재원을 마련해 특별장학 형식의 등록금 반환을 결정한 데 이어 전북대도 19억 원의 예산으로 학생들에게 코로나19 특별장학금을 주기로 했다. 전북대에 따르면 특별장학금은 1학기 납부 등록금의 10%를 되돌려주는 방식으로 지급된다.

상한액은 재학생 1인당 평균 납부금 196만 원의 10%인 19만 6000원이며 대상은 1학기에 등록금을 납입하고 2학기에 등록하는 학부생이다. 내달 학위를 받는 졸업생은 직접 지급하고 2학기 등록생은 등록금 고지서에 장학금으로 처리할 예정이다. 2학기 미등록 학생은 복학 때 지급하고 자퇴하거나 제적된 학생은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국립대 최초로 전북대가 쏘아올린 등록금 반환 신호탄은 지역에도 날아들었다. 대전지역 국립대인 충남대와 한밭대도 정도와 형식의 차이만 있을 뿐 등록금 반환이 필요하다는 데엔 공감하는 눈치다. 특히 한밭대는 전북대처럼 특별장학금의 형태로 등록금을 반환키로 사실상 결정짓고 정부 재정지원과 대학의 가용재원 규모가 확정되면 학생자치기구와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충남대의 경우 등록금 반환 여부를 놓고 내부 검토 중인데 전망이 퍽 어둡지만은 않다. 충남대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고 논의를 계속하고 있는 과정에 있으며 어떤 형식이라고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다”며 “다만 학생들의 요구에 응하기 위해 대학 차원에서 여러 가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지역 대학가에서도 국립대를 중심으로 등록금 반환 물결이 힘을 받고 있지만 학생들의 속내는 복잡한 눈치다. 대학들이 등록금 반환을 외치는 학생들을 위해 나서준 것은 고마우나 그간 할 수 있는 일을 외면해 온 것 아니냐는 찝찝함에서다. 이원균 충남대 총학생회장은 “등록금 반환이 불가능한 일인 줄 알았는데 대학이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쓴웃음을 지었고, 한밭대에 재학 중인 정 모(25) 씨도 “얼마가 됐든 특별장학금이 지급된다면야 좋겠지만 뭔가 사회적 분위기가 주지 않을 수 없게 되자 어쩔 수 없이 주는 것 같다는 느낌”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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