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점가총연합회 대전광역시지부장

시·구의원들은 지역 경기를 바라보는 시야가 안일하다. 경기 부양을 위해 각종 규제를 풀고 지역 상권을 저해하는 공공의 적을 발본색원해야 하건만 지역구민의 혈세를 관리·운영한다는 작은 권력을 앞세워 집행부인 공무원들 위에 군림한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먹고 사는 것이 아닌가.

현재 대전은 코로나19 여파로 모든 시민이 먹고사는 데 있어 위기를 겪고 있다. 대전 14만 자영업자를 대표해 푸념 섞인 원망을 해보자면 지역민들에게 살기 좋은 동네를 만들겠다고 공헌한 대전시 60여 풀뿌리 의원 중엔 경제발전을 중요하게 바라보는 이가 과연 있는가 싶다. 지역민들이 이들을 어찌 믿겠는가. 물론 혈세를 통해 마련한 의정비를 정책연구와 의정활동에 요긴하게 활용하며 훌륭한 역할을 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 시·구의원들에겐 어떤 소신으로 정치에 뛰어들었는지 묻고 싶다. 정부가 어렵다면 지역만이라도 특별조례를 제정해 지역 경기를 활성화할 수도 있을 법한데 타 지역에 비해서 특별한 경제 조례가 보이지 않는다. 시 예산을 관리·감독하는 감시 역할만을 중요히 여겼다면 애써 시·구의원이 필요하겠는가. 코로나19로 위기를 겪고 있는 시민들로서는 비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대전은 급속도로 확진자가 퍼지고 있다. 위급한 상태라서 강력한 거리두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이것만 강조하는 편향된 정책으로는 코로나19 난국을 헤쳐가지 못한다. 이미 대전은 인구 150만 명이 무너졌고, 코로나19가 어떠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다면 뭐라도 시도를 해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지역의 돈은 자영업자라는 혈관을 통해 많은 곳에서 적은 곳으로 흐른다. 그만큼 주차단속 등 일상화된 각종 규제를 잠시 휴정하는 유예정책이 필요하다. SNS통신판매로 인한 자영업자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아이디어가 가득한 조례 제정 등을 추진할 수 있다.

필자는 대전시민으로서 자긍심을 잃지 않고 싶다. 하지만 시·구의원들의 직무유기를 보고 있노라면 개탄스럽기 그지없다. 시민이 아프고 힘든 것들을 대변하고 해결해줘야 할 버팀목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원도심 활성화의 기폭제였던 토토즐이 무기한 연기됐는데도 누구 하나 해결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은행대흥동 상점가를 비롯한 지역의 자영업자들은 생존 기로에 놓여 발버둥 치고 있다. 과연 그들에게는 자영업자의 힘겨움이 들리지 않는단 말인가.

시·구의원의 역할이 무엇인가. 시민들과 가장 가까이에 자리하며 어렵고 힘든 점을 발본해 문제점들을 해결해야 할 존재다. 그런데도 시·구의원들조차 중앙의 정치인처럼 인기몰이식 의정을 추구할 뿐이다. 부디 상임위의 역할에 걸맞게 제 역할을 하되 우리 삶의 중심축인 미래의 먹거리에 주안해 시민을 위한 의정을 펼치기를 간곡히 부탁하는 바이다.

현재 지역의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사업을 접어야 할지, 죽을 힘을 다해 버텨야 할지 앞이 까마득한 터널에 들어서 있다. 숨이 막힐 것 같은 이 난국에서 시·구의원은 강력한 동반자가 돼줘야 한다. 지역 경제가 여느 때보다 어려운 만큼 경기 부양을 위한 해법이 있다면 없는 법이라도 만들어서 살맛 나는 대전으로 거듭시켜야 한다. 제도권에서 힘이 있는 리더가 헌신과 봉사를 가장 높은 판관으로 삼는 것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반면 상권만의 이익을 위해 이기적인 발상을 포기하지 않는 자영업자들도 문제다. 철저한 방역과 세심한 거리두기를 온 시민과 더불어 힘을 합쳐도 부족하나 안일한 대응에 나선다면 코로나19는 결코 종료되지 못한다.

정부 역시 조속히 백신을 마련하는 등 이제는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국회는 각종 정책이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할 것이다. 이 같은 강력한 협력을 위해서는 지방단체장들과 시·구의원이 자신들의 권력을 협력에 사용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의 빈틈이 있다면 의회가 조례 제정을 통해 길을 열어줘야 한다. 그래야만 지역 경제가 조화롭게 상생하며 한국의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게 될 것이다.

무엇을 할 것인가,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 이것을 바삐 찾아가는 풀뿌리 민주주의가 자리잡히기를 바란다. 진정한 시민의 일꾼이 돼주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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