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증하는 대출수요 속 금융 부실 뇌관 우려

[금강일보 박정환 기자] 은행들의 수익이 하락하고 경기 침체로 인한 대출 수요가 폭증하는 요즘, 보증대출이 증가하고 있다. 일각에선 보증대출 수요 증가가 훗날 건전성 하락의 도화선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상황이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이 보유한 보증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총 282조 2496억 원으로 지난해 말(271조 5029억 원)보다 4.0%(10조 7468억 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은행들의 보증대출 취급액은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은 액수다. 이는 주요 대형 시중은행 대부분이 보증대출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의 보증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 말 46조 3138억 원으로 지난해 말(43조 5533억 원)보다 6.3%(2조 7606억 원) 늘어나며 최대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의 보증대출은 같은 기간 43조 839억 원에서 45조 3620억 원으로 5.3%(2조 2781억 원) 늘었다. NH농협은행 역시 38조 5018억 원에서 40조 8824억 원으로, 하나은행도 34조 4236억 원에서 36조 2016억 원으로 각각 6.2%(2조 3806억 원)와 5.2%(1조 7781억 원) 증가했다. 단 우리은행만 42조 216억 원에서 41조 9848억 원으로 소폭 감소(0.1%·368억 원)한 것에 그쳤다.

은행들이 보증대출을 늘린데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쏟아지는 지원 대출 정책 등으로 인한 대출 자금 수급이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보증대출은 돈을 빌려준 이에게 경영 악화 등의 변수가 발생해 대출 부실이 발생하더라도 보증 관련 기관의 변제를 통해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어서다.

대전 서구 한 은행지점 관계자는 “대규모 전염병 사태로 가계부터 기업들까지 많은 수요가 몰렸다. 언제쯤 경기가 회복될지 예측이 불가능한 만큼 부실 기업과 파산 등으로 인해 대출 회수가 어려울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면서 “그래서 상대적으로 변제가 수월한 보증 대출 잔액을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은행들의 과도한 보증대출이 자칫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의견이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반 대출과는 달리 보증대출은 관련 기관을 ‘보증인’으로 삼아 대출을 진행하는 만큼 대출 시장이 흔들리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그에 따른 신용 위험이 보증기관들로 전이될 수 있어 금융권 전반에 큰 타격으로 다가올 수 있는 만큼 우려스럽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대출 규모와 수요에 대한 완급 조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박정환 기자 pjh@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