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 선거 후유증, 갑·을로 분열돼 대립
갑측 ‘본회의 보이콧’ 현안 처리 중단

대전 서구의회 서다운 의원이 8일 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의회 파행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최 일 기자

[금강일보 최일 기자] 대전시의회가 8대 후반기 원 구성을 놓고 파행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의장단 선출에 성공한 서구의회도 사실상 기능이 마비됐다. 두 광역·기초의회 모두 더불어민주당발(發) 갈등이 원인이다.

민주당 대전시당 공보·여성국장 출신인 서다운(31) 서구의원(용문동, 탄방동, 갈마1?2동)은 8일 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서구의회 정상화를 위한 호소문’을 발표했다.

서 의원은 “일부 의원들의 본회의 불참으로 의결정족수가 미달돼 어떠한 의사 일정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며 “산적한 현안 과제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함께 해결하자”며 본회의를 보이콧하는 의원들의 원내 복귀를 호소했다.

이어 “지난달 24일 후반기 의장단 선출 후 이달 1일 제258회 임시회를 개회했지만 첫날 상임위원 선임 이후 모든 의사 일정이 중단돼 집행부의 업무보고, 조례안 심사 등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의장 선거 과정에 대한 문제, 상임위 배분 문제 등을 이유로 본회의를 불참해선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때에 의회 기능을 무력화하는 것은 구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의원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의무를 저버리는 행위”라며 “저는 이번 후반기 상임위원장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 제 호소의 진정성을 헤아려 달라. 내부 싸움은 접어두고 구민만 바라보며 의회 정상화에 대승적으로 함께해 달라”고 말했다.

전체 20개 의석인 서구의회는 민주당 14석, 미래통합당 6석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처럼 내홍이 심화된 것은 의장 선거 후유증 때문으로, 서 의원에 따르면 현재 갑 지역구 민주당 의원 7명, 그리고 통합당 의원 3명(박양주 의원은 지난 3월 발생한 교통사고로 병가 중) 등 재적 의원의 절반이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지 않다.

서구의회 의장 선거는 3선인 김영미(58) 의원(변·괴정·가장·내동)과 재선인 이선용(55) 의원(월평1·2·3동, 만년동) 간 경쟁구도 속에 업무추진비 유용 문제로 징계를 받았던 김 의원의 자격을 두고 논란이 벌어졌고, 결국 이 의원이 의장에 당선됐다.

그런데 선거 전부터 서구 갑 지역구에서 김 의원, 을 지역구에서 이 의원을 각각 대표로 내세워 대립하는 양상을 띠었다. 각 지역구 의원이 7명씩 동수여서 팽팽하게 맞서며, 이것이 상임위원장 선출을 둘러싼 갈등으로 이어져 본회의 파행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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