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번 확진자 역학조사 비협조···동선조사 난항
대전시, 일단 심층조사부터…향후 고발 검토

대전시 홈페이지에 게시된 144번 확진자 장소목록 등 정보공개 자료.
대전시 블로그에 게시된 144번 확진자 관련 댓글.

[금강일보 신익규 기자] 만취 소동으로 물의를 빚은 144번 확진자가 역학조사까지 거부하면서 선제적인 방역 대응이 지체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유래없는 역학조사 거부 사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고발 조치까지 고려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지난 7일 확진 판정을 받은 144번 확진자는 역학조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시는 확진 이후 이틀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144번의 동선을 파악하지 못 하고 있다.

역학조사 과정에서 144번이 일부 동선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시는 일관성이나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이를 비공개하고 있다. 잘못된 동선 발표로 야기될 인력 낭비와 애꿎은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시는 일단 GPS와 카드사용내역 조회, 관련자 심문 등으로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작업이라 발빠른 방역 대응엔 나서지 못 하고 있다. 그나마 144번이 들렀던 충남대병원 응급실과 가족 등에 대한 조사 결과 현재까지 모두 음성으로 조사돼 추가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은 상태다.

144번은 확진 판정 이전에도 만취 상태에서 응급실을 방문했다. 지난 6일과 7일 두 차례 충남대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는데 이때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만취 상태였다.

144번은 병원에서 "지인이 코로나19 확진자다"라고 진술해 중구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 그러나 144번은 귀가 후에도 또다시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만취한 144번을 이송하기 위해 경찰의 도움까지 받아야 했다.

이후 시는 144번의 동선을 파악하려 했지만 만취상태라 역학조사가 불가능했고 현재는 역학조사에 비협조적인 상황이라 추가 조사는 난항을 겪고 있다. 이밖에도 144번은 중구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을 때에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가래침을 뱉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 소란을 피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이동동선 은닉 및 비협조 등에 대해 이미 강경대응을 예고한 상황이라 144번에 대한 고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허태정 시장은 9일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확진자로 인한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초기 역학조사 시 시민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며 “역학조사 시 진술 거부 및 허위 진술, 역학조사 의도적 방해, 자가격리 수칙 위반 등에 대해선 관계 법령에 따라 엄중히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시는 이동동선을 은닉한 50번과 86번 확진자 등을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신익규 기자 sig26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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