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과 금리 격차 해소 목적
대출 수요 줄어 예대 마진 감소 우려
메리트 사라지자 갈아타기 놓고 고민

[금강일보 박정환 기자] 저축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줄줄이 인하하고 있다. 시중은행과의 금리 격차 해소와 수신 대비 여신 순환이 원활치 않은 게 요인으로 지목된다.

1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기준 평균 정기예금 이자는 연 1.78%로 지난달 9일 1.88% 대비 0.1%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저축은행중앙회가 평균 예금금리를 집계한 이래 최저치다. 6개월 만기 기준 연 1.48%와 2~3년 만기 기준 연 1.9% 역시 최저치를 찍었다. 79개 저축은행에서 취급 중인 200개의 예금상품 중 1년 만기 기준 연 2% 이상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12개에 불과하다. 최고금리는 2.05%, 최저금리는 1.2% 수준이다. 6개월 만기 기준으로는 이미 1%대 이하로 떨어진 상품도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연 0.5%로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시중은행이 앞다퉈 예금금리를 인하하자 저축은행도 영향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보통 시중은행이 예금금리를 내리면 저축은행도 금리를 내린다. 수신과 자기자본으로만 대출상품을 취급하는 저축은행으로서는 기준금리 인하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지만 시중은행이 예금금리를 내리면 예금자금이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으로 몰리게 되지만 이로 인한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어 저축은행도 금리 인하에 나서는 거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인해 대출 상품을 늘리기가 어려운 실정이기도 하다. 저축은행들은 예금금리를 낮춰 수익성 방어에 나설 수밖에 없다.

대전 서구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준 금리 인하 이후 시중은행 대비 금리가 높은 게 장점이라서 고객 이탈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신이 여신을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에 예대 마진 고민이 커지고 있다. 그래서 금리 인하를 통해 수신에 제동을 걸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의 금리 인하 추세에 소비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저금리 시대, 조금이라도 금리를 높게 측정해주는 자유입출금 상품 등에 가입했지만 한 달 사이 금리가 내려가버리면서 또다시 갈아타기를 해야 해서다.

대전 유성구에 거주하는 정석영(38) 씨는 “은행들의 예·적금 금리가 갈수록 낮아지는 요즘 적은 이자라도 더 주는 저축은행 상품을 이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가입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에 금리가 떨어져버리니 메리트가 사라졌다고 생각한다”면서 “시중은행의 저축 상품 대부분은 이미 0%대 금리까지 내려갔기 때문에 저축은행 상품들 중 이자가 상대적으로 높은 곳으로 갈아탈 예정”이라고 푸념했다.

 

박정환 기자 pjh@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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