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권 줄고 상·하위권 많아져
등교연기·원격수업 장기화 원인
“학력격차 다른 과목 영향 줄 수도”

[금강일보 이준섭 기자]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 영어영역에서 고3 학생 간 학력격차가 있었다는 입시업계의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19에 따른 등교연기와 원격수업 장기화가 그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입시전문가들은 다가오는 9월 모의평가와 수능에서 재수생 중 ‘반수생’의 영향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2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실시된 6월 모평 영어에서 상·하위권 간 학력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일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공개한 6월 모평 채점 결과를 보면 절대평가인 영어 1등급(90점 이상) 비율은 8.7%로 지난해 수능(7.4%)보다 높았지만 중·상위권인 2~4등급은 44.8%로 2020학년도 수능(56.6%)보다 11.8%p 하락했다. 특히 6등급 이하 하위권(34%)이 지난해 수능(23.7%)보다 늘어 영어에서 중위권이 줄어든 대신 상·하위권이 많아졌다. 이번 6월 모평에 고3 85.9%, 재수생 14.1%가 응시했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고3 수험생의 학습 격차가 상당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입시전문가들은 영어에서 벌어진 고3 내 학습 격차는 코로나19로 인한 교육현장의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한다. 장기간 등교연기로 인한 제대로 된 대면수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고 그로 인한 원격수업에 있어서 중·하위권 학생들이 적응하기 꽤나 힘들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학습 습관이 비교적 잘 갖춰진 최상위권은 원격수업에도 타격이 적었지만 중위권 이하 학생들은 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며 “최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영어를 충분히 익힌 상황이라 남은 기간 국어나 수학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아 이런 학력 격차가 다른 과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반수생을 포함한 재수생들이 대거 수능에 응시한다는 건 그간 입시의 흐름상 올해도 여전히 유효한 탓에 이번 6월 모평 결과만 놓고 고3과 재수생 간 학력격차가 미미할 것이라 단정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대전 A 입시학원 관계자는 “실제 수능에선 6월 모평에 비해 졸업생이 늘어날 것이고,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재수생 중에서도 반수생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이들의 학력수준이 본 수능까지 미칠 영향은 대단히 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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