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일보] 지난 2015년 광주에서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가 열렸다. 광주시의 철저한 준비로 대회는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 대회는 광주를 국제도시로 성장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그보다 무려 12년 후인 2027년, 대전을 비롯한 충청권 4개 시·도가 하계유니버시아드를 공동 유치하겠다고 발표했다.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그 뉴스가 반갑기도 하지만 서글프기도 하다.

대전보다도 시세가 약한 광주가 12년 전에 개최한 대회를 인제 와서 충청권 4개 시·도가 공동개최하겠다니 왠지 초라하고 서글픈 마음이 앞선다. 그 이유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대전시가 단독으로 대회 유치에 나서겠다고 해도 광주보다 무려 12년 뒤지는 일이다. 그런데 대전시 단독으로는 역량이 모자라 4개 시·도 공동개최를 추진한다니 자존심이 상한다.

공동개최가 여러모로 모양새도 좋고, 부담도 줄어 긍정적인 면도 많겠지만, 광주가 단독으로 12년 전에 한 일을 인제 와서 충청권 4개 시·도가 함께 추진한다니 마냥 기쁘게 받아들여지지만은 않는다.

더구나 4개 시·도는 2030년 아시안게임을 공동 개최하겠다고 560만 충청인들 앞에 철석같이 약속했다가 어떠한 구체적 해명도 없이 뒷걸음질한 이력이 있으니 왠지 한심함마저 느껴진다.

아시안게임 공동개최를 위해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유치 의향서조차 접수하지 못했으니 4개 시·도 공동의 망신이다. 그러면서 이제는 하계유니버시아드를 공동개최하겠다고 나섰다.

반갑기도 하지만 믿음이 가지 않는 구석이 많다. 믿음을 갖지 못하는 이유는 여럿 있지만, 아시안게임 공동개최 실패에 대해 지역민들에게 구체적인 설명이 없었다는 점이 가장 크다.

4개 시·도 단체장이 약속을 한 바를 지키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사과도 하지 않은 사실을 지역민들은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아직 사과도 없는 상태에서 또 다른 약속을 들고나오니 믿음이 안 생길 수밖에 없다.

부산과 인천은 아시안게임을 유치했고, 대구도 동아시안게임과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무사히 마쳤다. 광주는 유니버시아드 외에 국제수영선수권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대전시 단독으로 국제적 대회를 단 한 번도 개최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그러면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공동개최 건을 또다시 들고 나왔으니 지역민들이 실망스러워하는 것은 당연하다.

어차피 공동 유치를 선언했으니 성공을 바란다. 숙원사업 중 하나인 대전 서남부종합스포츠타운 건립도 속도를 내기 바란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민들에게 확신을 주고 신뢰를 얻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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