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이미용기기 제조 수출
‘인류 건강, 아름다운 삶 실현’ 목표 성큼
우수한 제품과 철저한 사후관리, 멈추지 않는 도전

㈜아이티시의 체외 충격파 치료기 울포스. ㈜아이티시 제공

[금강일보 곽진성 기자] 기업을 이끌어 나간다는 것은 마라톤을 뛰는 것처럼 인내와 체력, 끈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단박에 승부를 내는 것이 아닌 42.195㎞의 멀고도 험난한 여정이 요구되는 거다. 출발선은 똑같지만 누구나 완주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닮았다. 초반의 위기를 넘기고 20여 년 간 꾸준함을 유지한 채 달려온 ㈜아이티시는 그래서 성공적인 레이스라고 할 만하다. 의료기기&이미용기기 제조 수출 부분에서 철저한 품질관리로 오랜 기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아이티시 이근덕(51) 대표로부터 비결을 들어봤다.

 

#. 책임이 운명으로, ㈜아이티시를 만나다

“첫 직장이 이어지고 있어 아직 사표를 한 번도 써보지 못했습니다. 제가 모시던 오너는 한 분이었는데, 그 분은 지금 이 세상 분이 아니십니다. 가끔 술을 마시면 농 식으로 이야기를 합니다. 나는 죽어야지만 사표를 쓴다고 말이죠.”

‘유망중소기업 인터뷰’에서 서글서글한 웃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술술 풀어내는 이 대표, 그가 전하는 운명과도 같은 사연에 자연스레 귀를 기울였다.

이야기는 20여 년 전인 지난 1996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 대표는 A 기업 대리점의 직원으로 일에 매진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그에게 인수 제조업체의 책임을 맡아달라는 대리점 사장의 지시가 내려왔다. 대리점과 제조업체 간의 가교역할을 해달라는 주문이었다. 당시 사장과 직원들이 새로운 도전을 위해 의기투합했던 터라 흔쾌히 따랐다. 인수된 회사는 ㈜아이티시. 그러나 그로부터 불과 1년 여 뒤 사장의 영면으로 그의 인생 방향은 이전과는 다르게 흐른다. “제가 모시던 사장님이 갑작스럽게 돌아가셨어요. 이후 ㈜아이티시의 소유권은 우여곡절 끝에 A 사 본사로 넘어가는 상황이 됐습니다.”

그런데 A 사 입장에서는 소수의 인원으로 운영되는 제조업체가 체급이 맞지 않았던 모양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대표를 비롯한 이들에게 ‘지분을 저렴하게 넘겨 줄테니 운영해 보라’는 제안을 건넸다고 한다. 이 대표는 덥썩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를 비롯해 A 사의 제안을 받아들인 세 사람은 지분을 인수받아 경영에 도전했다. 퇴직금 일부를 기계로 받을 만큼 호기롭게 시작했던 첫 출발이지만 갑작스레 밀려든 IMF파고는 높았다. 대기업도 그 파도에 밀려 쓰러지는 판국에 중소기업, 그것도 신생이었던 ㈜아이티시에 거센 위기가 몰아쳤고, 급기야 동료들이 떠났다.

“IMF를 겪으며 급여도 못 받아가는 지경이 됐습니다. 위기 속에 당시 거의 대부분의 실무 책임을 맡았던 제가 혼자 운영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고, 1998년에 결국 같이 시작한 두 분이 퇴사했습니다. 그때부터 현재까지 제가 운영하고 있는 겁니다.”

비록 홀로 남았지만 외로운 마음을 뒤로한 채 위기에 굴하지 않았다. 포기하지 않고 꿋꿋이 달렸다. ‘IMF 때는 당연히 누구나 어렵다’는 마음가짐은 그를 계속된 도전으로 이끌었다. 묵묵히 제조 본연에 충실했다. 그렇게 하루, 이틀, 일년. 그리고 회사 창립 10년을 앞둔 어느 날 희망의 빛이 찾아왔다. ㈜아이티시는 GMP(원자재의 구입, 제조, 포장, 출하에 이르는 생산공정 전반에 걸쳐 충분한 조직적 관리하에 의약품을 생산하는 체제를 확립하기 위해 필요요건을 규정한 것)를 최초 취득했다. 또 한국산업안전공단이 선정한 클린 사업장에 선정되기도 했다. 기업의 힘찬 비상을 알리는 상징적 소식이었다.

 

#. 창립 20여년 ‘최고의 의료·미용기기’ 목표에 다가서다

“우리는 최고의 의료기기(Medical Healthcare)와 미용기기(Aesthetic) 제품을 만들어 ‘인류의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의 실현’에 기여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아이티시는 수술기를 제조해 나가며, 일면 평범하나 꾸준한 성장을 위해 노력했다. 썩 괜찮은 품질과 저렴한 가격대를 지닌 ㈜아이티시의 진가는 고객들과 정부로부터 점차 인정받기 시작했다. 지난 2007년 벤처기업 선정기업과 지식경제부장관, 중소기업청장 식품의약품 안전청장 표창장을 받은 것이 그 방증이다. 지난 2016년에는 신사옥 확장이전, 고용노동부 선정 청년친화 강소기업에 선정되며 기업 목표에 한발 더 가까이 도달했다.

이러한 성장의 밑바탕에는 몇 가지 비결이 있어 보였다. 먼저 뛰어난 품질이다. ㈜아이티시의 주력모델인 울포스(집속형 체외충격파치료기)는 수입제품 보다 뛰어난 성능과 가성비를 자랑한다.

“울포스란 제품은 당사가 picaso SDM란 초음파 미용장비 론칭에 실패하면서 급속도로 어려워질 때 쯤, 연구소와 영업부 및 전 직원들이 합심해 탄생시킨 신제품입니다. 국내 1등을 넘어 세계 1등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판매 후 철저한 사후관리로 제품의 최종 고객인 병·의원 원장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점도 비결로 손꼽힌다. ㈜아이티시 제품은 신뢰에 바탕을 둔 오래가는 명품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게 이 대표의 귀띔이다.

20여년간 다양한 외부 환경의 변화에 적응한 경험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아이티시를 ‘내부 역량이 강한 기업‘으로 자평한다. 그 중심에는 길고 고된 시간을 함께해 온 든든한 구성원들이 있다. “오랜 기간 희로애락을 같이하며, 어려울 때부터 회사를 이끌어 온 임직원들이 항상 든든하게 지키고 있는 게 가장 큰 강점이라 생각합니다.”

 

#.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면, 행복한 삶이 될 것”

기업들에게 최근 코로나19 사태는 큰 악재다. ㈜아이티시도 마케팅적인 어려움을 피해갈 수 없다. 하지만 이 대표는 위기에 앓는 소리를 하기보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대안을 세우고 있다. 그것은 위기 너머 희망을 바라보게 하는 동력이 되는 모양새다.

또한 비교하지 않고, 욕심 내지 말며, 긍정적인 생각 갖기 같은 이 대표의 철학과 맞물리며 회사를 더욱 견고하게 다지고 있다.
“제가 생각하는 행복한 삶은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고 과욕을 부리지 않는 겁니다. 모든 상황을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라본다면 행복한 삶이 될 것이라고 믿고 실천하고 있어요.”

코로나19의 고통은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 더 가혹하다. 시련의 젊은이들에게 이 대표는 따뜻하고 긍정의 조언을 전한다. 윗세대가 흔히 건네는 지적과 걱정보단 믿음과 기대의 언어로 읽힌다. ‘나약하다’는 편견에 상처 입은 젊은이들에게 그가 전하는 말은 위로다.

“긍정적 생각 속에 젊은이들의 꿈의 방향이 나오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제가 아는 젊은이들은 자기 주관을 갖고 열심히 지금의 상황을 돌파하고 극복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흔히 젊은 친구들이 어려운 일을 싫어한다고들 하는데, 제가 본 젊은 세대는 그렇지 않습니다.”

인터뷰 말미, 그는 유망중소기업 선정의 의미를 자부심으로 표현했다. 그가 칭찬해 마다않는 젊은 직원과 경험 있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노력해 이룬 성과이기에 기쁨이 배가된 모양이다.

“유망중소기업은 오래전 한번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때 두 번은 안 된다고 알고 있었는데, 아마 제도가 바뀌어 또 선정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직원들이 이를 알고 자발적으로 신청했습니다. ㈜아이티시가 유망중소기업으로 적합한 자격을 갖고 있다고 하니 뿌듯합니다.”

글=곽진성 기자 pen@ggilbo.com·사진=함형서 기자 foodwork2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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