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관섭 배재대 취창업지원팀장

 

코로나19의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전 세계인들의 생활패턴을 송두리째 바꿔 놓는 등 모든 분야가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침체일로를 걷고 있던 경제분야는 나라마다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하며 부양정책 펴고 있지만 언제 쓰나미가 휩쓸지 모른 채 근근이 버티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다 보니 당연히 취업시장은 얼어붙을 대로 얼어 버렸다. 대학에서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입장에서 매일 취업시장 동향을 파악하며 대책을 고민하고 있지만 한계에 부딪힐 때가 많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어렵게 들어간 직장을 잃거나 취업직전에 해고되는 아픔을 겪는 사례를 자주 목격한다. 이들에게 어떻게 위로해주고 용기를 북돋아줄지 막막하기만 하다. 한 졸업생은 4년간 꾸준히 준비한 끝에 전공을 살려 국내 메이저 항공사 승무원에 합격하여 회사에서 현장교육을 받다가 중단돼 집으로 돌아왔다. 항공업계 상황이 하루빨리 나아져 신입사원 교육이 재개되기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해외취업에 나선 졸업생들의 상황은 더욱 안타깝다. 배재대의 경우 매년 40~50명의 졸업생들이 해외취업을 한다. 전국 4년제 대학 중 해외 취업이 많은 대학 9위, 대전·충청권 대학 부동의 1위에 오를 정도로 해외취업 선두권에 있다. 이들은 K-Move 등 학교에서 제공하는 특별과정을 이수하면서 해당국가의 언어와 문화, 직무 등을 익힌 후 해외취업에 나선다. 지난해 말부터 미국, 일본, 멕시코 등의 기업으로 속속 취업하여 출국했다. 하지만 이들 국가에 코로나19가 만연하면서 취업한 기업이 셧다운 돼 재택근무와 무급휴직으로 이어져 일부는 귀국하기까지 했다.

이러한 안타까움은 통계에서도 잘 나타난다. 지난 5월 기준 20대 취업률이 55.7%에 그쳤다. 어렵게 취업했던 청년들도 이런저런 사정으로 그만두고 지난 5월에 실업급여를 신청한 청년들도 전체 신청자의 38%인 4만 2000명에 이른다.

그렇다면 취업절벽에 놓여있는 대졸 미취업자와 졸업예정자들은 어떻게 이 난국을 극복해야 할까? 그 해답은 채용시스템의 변화에서 찾아야 한다. 최근 채용시장은 수시채용, 직무중심 채용으로 급격히 바꾸고 있다. 즉, 기업들은 대규모 공채가 아니라 그 때 그 때 필요한 인력만을, 경력 같은 신입을 뽑고 있다. 신입 공채에서 적혀있는 경험 또는 경력자 우대는 우대가 아니라 필수사항이다.

따라서 어학, 동아리 등 막연한 스펙을 쌓기보다 자신이 정말 관심 있고, 잘해낼 수 있는 구체적인 직무를 찾아내야 한다. 직무를 찾았다면 그 직무에 맞는 경험과 경력을 쌓아야 한다. 경험과 경력은 정부의 청년디지털일자리사업과 일 경험 사업, 대전시의 뉴리더사업 등 다양한 인턴제도는 물론 취업연계형 실무교육과정 등 다양한 청년고용정책을 활용하면 얼마든지 노동의 대가를 받으면서 쌓을 수 있다. 앞으로 고용의 유연성이 더욱 활발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직무능력은 곧 미래를 보장하는 담보가 되기 때문이다.

“첫 직장이 중요하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안정적인 직장을 구해봐”라는 부모세대의 권유는 이미 흘러간 구시대의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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