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일보] 대전시의회가 후반기 의장단 선출을 놓고 의원들 간의 갈등으로 열흘간의 파행 끝에 겨우 의장단을 구성하는 데는 가까스로 성공했다. 더불어민주당이 22명의 의원 중 21명으로 절대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감투싸움으로 치닫는 등 당내 분열 양상으로 큰 상처를 남겨야 했다. 일단 파행은 모면했지만 의원들 간의 감정의 골이 남아있어 이를 봉합하고 조기에 정상화하는 일이 과제로 남았다.

시의회는 13일 본회의를 열고 의장 재선거를 실시해 단독 입후보한 민주당 소속 3선 권중순 의원(중구3)을 선출했다. 그렇지만 이날도 1차 투표에서 지난 3일 본회의 때와 같은 찬성 11표, 무효 11표가 나와 부결돼 2차 투표까지 가는 진통을 겪어야 했다. 2차 투표에서 찬성 12표, 무효 10표로 가까스로 과반 득표를 한 권 의원이 의장에 당선된 것이다.

이번 의장 선거는 그야말로 우여곡절이라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로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초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의장으로 결정된 권 의원이 무난하게 당선되는 것으로 여겼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일부 의원들이 전반기에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을 맡았던 의원은 후반기에는 맡지 않기로 한 의총 결과에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난 3일 열린 본회의에서 권 의원은 두 번에 걸친 투표에서 찬성 11표, 무효 11표로 의장에 선출되지 못한 것이다. 이후 권 의원은 의원직 사퇴라는 강수를 던지며 반발했고 의회는 파행 속에 이른바 당론파와 비당론파로 나뉘어 극심한 갈등을 겪어야 했다. 의장 선출은 놓고 무려 네 차례의 표결 끝에 겨우 파행은 면했지만 의원들 간의 감정의 골은 쉽게 메워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대전시의회 의원들은 그동안 자리싸움으로 시민들에게 보여준 추태를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절대 다수당의 의총 결과를 뒤집은 것에 대한 찬반 여부를 떠나 일단 자신들의 감투를 위해선 시민은 안중에도 없다는 식으로 행동한 것에 대해서는 질타 받아야 마땅하다.

지금이 어떤 시절인가.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경제적으로 비상시국이 아닌가. 더구나 대전은 시의원들이 자리싸움에 빠져 있을 때 코로나19의 2차 감염이 확산되면서 위기를 겪어야 했다. 시민의 대표로서 어려움에 처한 시민들을 대변하고 위기 극복을 위해 선두에 나서야 할 시의원이 이를 외면했다는 것은 그 어떤 변명으로도 통하지 않는다.

시의원들은 이제라도 시민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고 의회의 조기 정상화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다시는 감투싸움이나 개인의 사사로운 이익을 염두에 둔 행동을 해서는 시민의 대표가 될 수 없다는 각오로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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