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일보] 대전시의회가 10여 일간의 파행 끝에 가까스로 후반기 의장단을 구성하기는 했지만 상임위원 배분을 놓고 또 다시 갈등을 빚고 있다. 전임 의장단이 만든 상임위 배분안과 새롭게 선출된 의장단이 만든 배분안을 놓고 맞선 것이다. 시의원들이 아직도 정신 차리지 못하고 끝 모를 자리싸움만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대전시의회는 지난 13일 의장단 구성을 마친 후 4개 상임위원회 위원을 선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의장 선거과정에서 패가 갈렸던 21명의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 간의 감정의 앙금은 사그라들지 않는 모습이다. 소위 당론파와 비당론파간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14일 열린 본회의에서 상임위원 배분을 놓고 신임 의장단 의원들이 만든 배분안에 대해 전임 의장단(김인식 김종천)이 배분한 안을 놓고 충돌을 빚은 것이다. 일부 의원들은 이 과정에서 ‘독재’나 ‘뒷구멍’ 등 원색적인 표현까지 사용하며 동료 의원들을 비난해 의장 선거과정에서 불거진 의원 간 깊은 감정의 골이 메워지지 않았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시의원들이 이와 같이 상임위 배분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은 어떤 상임위에 배정되는가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할 수 있는지 여부가 가려지기 때문이다. 의장 선거과정에서 전반기에 상임위원장을 맡은 의원은 후반기에 맡지 않기로 한 민주당 의원총회 결과를 놓고 이견을 보인 것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은 상임위 배분을 둘러싼 갈등도 의원들의 감투싸움이라는 것이다.

의원들 간 원색적인 표현들이 오가는 감정다툼 속에 이날 본회의는 정회와 속행을 이어갔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산회했다. 시의회는 15일 오전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 선출 안 등을 처리할 계획이지만 일부 의원들이 과도한 감투욕심을 내려놓지 않는 한 순항이 쉽지 않아 보인다.

대전시의회가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등 자리를 놓고 감투싸움을 벌이고 있는 모습을 보는 시민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시민의 대표로 뽑아줬더니 겨우 하는 짓이라고는 자신들의 자리나 탐하며 의회를 파행으로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한심하다고 분개하는 이들도 많다.

더구나 지금이 어떤 시국인가. 코로나19로 인해 시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데 자리싸움에만 눈독 들이고 있으니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시민의 대표가 이렇게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지 않고 유기하고 있다면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다. 대전시의원들에 대한 주민소환운동이라도 벌여 이들의 그릇된 행태를 따끔하게 바로잡아줘야 한다.

대전지역 시민단체들은 묵과해서는 안 된다. 여당 독주의 시의회가 잘못하고 있다면 견제하고 바로잡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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