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일보 서지원 기자]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 직후 측정된 부동산 소비심리 지수가 2017년 8·2 부동산 대책이 나오기 직전 수준으로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부작용만 답습한 정책을 되풀이 되면서 수요자들이 정책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 오히려 강한 규제가 부동산 시장에서 집값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는 심리가 더욱 높아진 양상이다.

15일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의 '6월 부동산시장 소비자심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주택매매 심리지수는 전달 121.5에 비해 28.6포인트 오른 150.1을 기록했다. 35개월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이 지수는 전국 152개 시·군·구 6680가구와 중개업소 2338곳에 대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산출된 것으로, 0∼200 범위의 값으로 표현된다. 심리지수는 95 미만은 하강국면, 95 이상·115 미만은 보합국면, 115 이상은 상승 국면으로 분류된다. 조사 기간은 6·17 대책 직후인 6월 19~30일이다.

지방에서 규제지역으로 신규 편입된 대전은 139.5로 지난달 137.4에서 2.1포인트 올랐고 충북은 134.8로 지난달 138.7에 비해 3.9포인트 하락했다. 경기도는 118.6에서 138.4로 19.8 포인트 상승했고 인천은 127.2에서 127.8로 큰 변화가 없었다. 수도권 전체적으로 보면 주택 매매 심리지수는 120.6에서 140.9로 20.3포인트 올랐다.

6월 수도권의 주택 매매 심리지수는 2017년 7월 142.5를 기록한 이후 35개월 만에 최대 기록이다. 2017년 7월은 역대급인 8·2 부동산 대책이 나오기 직전 시장이 매우 과열된 상황이었는데, 그때와 큰 차이가 없다.

정부는 6·17 대책을 통해 수도권 대부분 지역을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으로 묶었지만 시장 심리는 오히려 집값 상승을 정부가 부추기는 모양새로 흘러가고 있다.

서지원 기자 jiwon401@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