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위기에 경제피해·파급효과 잊혀져
보이지 않는 ‘긍정의 기운’ 주목해야

[금강일보 정은한 기자] 지난달 15일부로 대전 코로나19 확산세가 강해지자 재개 움직임을 보이던 충청권 하반기 축제마저 잠정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다. 무엇보다 감염 예방이 최우선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으나 이로 인한 경제 피해와 파급 효과가 무한정 뒷전으로 밀려나다 보니 축제가 품고 있는 긍정의 기운을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5일 기준 충청권 누적 확진자는 대전 164명, 충남 185명, 충북 70명, 세종 50명으로 469명에 달한다. 특히 대전의 확산세가 강해져 한 달 새 100명이 넘게 추가됐다. 감염 위기가 강력해지면서 하반기 축제도 잇달아 취소되고 있다.

대전시 관광마케팅과의 대표축제 현황에 따르면 디쿠페스티벌(8월), 서구힐링아트페스티벌(10월)은 내년을 기약했고, 일찌감치 연기 결정을 한 대전국제와인페스티벌(8월→10월), 유성온천문화축제(5월→9~10월 중)와 함께 대전효문화뿌리축제(9월), 대전사이언스페스티벌(10월), 국화페스티벌(10~11월)도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 축제의 중심지 충남도 역시 천안흥타령춤축제(9월), 서산해미읍성축제(10월), 서산국화축제(11월) 등을 취소한 가운데 나머지 축제 개최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다음 주 경이면 정확한 축제 향방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충남대 경제학과 정세은 교수는 “축제는 지역의 행사 인력과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물품 납품 등이 모여 경제 파급 효과가 상당하다. 전국에서 축제를 보러온 사람들이 취식하며 소비하는 것까지 보태면 간과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만큼 행사업계에서는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방송·축제전문MC 김범식(44·대전 서구) 씨는 “하반기 축제마저 취소되면서 MC·가수·음향가 등 행사 인력은 물론 농축수산물 축제와 연관된 생산자들까지 피해가 커지고 있다.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길 바라고 있다”고 한탄했다.

축제를 기획하는 입장에서도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최철규 대전마케팅공사 사장은 “축제는 모두가 즐겁기 위해 여는 것이지만 현재처럼 확산세가 커진 시점에서 감염 위기까지 감내하며 개최를 강행할 수는 없다. 안타깝지만 확산세가 잦아들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앞으로 시와 긴밀히 협의해 축제 일정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지역 축제가 불러오는 눈에 보이지 않는 파급효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다. 한라대 관광경영학과 신현식 겸임교수(축제 디자이너)는 “지역축제엔 방문객 지출, 소득유발, 세수유발뿐 아니라 주민화합, 지역 이미지 개선, 지역문화 보전 등 경제적 수치로 재단할 수 없는 긍정의 요소가 담겨 있다. 특히 축제가 주는 즐거움은 코로나19 국난으로 위축된 국민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는 만큼 비대면 축제로 전환해서라도 웃음을 돌려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령머드축제 주최 측은 감염 위기를 감안해 온라인 축제로 전환키로 했다. 오는 18일 오후 4시부터 ‘집콕머드 라이브’를 열고 머드키트를 통해 집에서 즐기는 머드 체험, 인기 가수 송가인과 걸그룹이 출연하는 케이팝 콘서트 등을 이용자들과 실시간으로 나눌 예정이다.

정은한 기자 padeu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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