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배정부터 금액까지 수년간 개인이 책정 의혹
언론계 "민간인이 市 예산 집행··· 있을 수 없는 일"

[금강일보 정봉길 기자] 제천시 광고 배정을 특정언론사 기자가 수년 전부터 대행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광고를 할 언론사를 임의대로 선정하는 것은 물론 광고 금액까지 A 기자가 책정했다는 것.

이처럼 A 기자의 막강파워에 대해 일각에서는 '뒷배경'을 의심하고 있다.

제천시는 '농특산물 공동브랜드 하늘뜨레' 광고를 지난 5월 초부터 말까지 진행했다.

이 광고는 제천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전국에 알리고 농가들의 판매 확보를 위해 추진됐다.

광고는 총 14개 언론사(일간지 200만 원, 인터넷매체 100만 원)가 인터넷(배너 등)을 통해 진행했으며, 광고 금액은 총 4900만 원이다.

시는 지난해도 같은 방식으로 7400만 원, 2018년에는 총 13개 언론사에 4800만 원을 들여 광고를 집행했다.

그러나 문제는 광고를 할 언론사 모두를 A 기자가 선정했다는 점이다.

홍보를 위해 광고를 하려면, 홍보 효과 등을 면밀히 조사한 후 행정기관이 해당언론사를 선정해야 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하지만 시는 이를 무시한 채 A 기자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했다.

결국 특별한 기준도 없이 A 기자의 입 맛에 맞는 언론사들을 선별해 광고를 진행한 셈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 같은 행위가 수년전부터 이어져 왔다는 증언이 나와 충격을 더하고 있다.

현재 제천지역에서 활동하는 언론사는 총 30~40여 개에 이른다.

논란이 확산되면서 이번 광고 수주에서 배제된 일부 언론사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을 펴고 있다.

어떻게 일개 기자가 제천시 행정을 임의대로 주무를 수 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것.

특히 이 언론사들은 A기자가 이 부서가 아닌 타 부서에서도 이 같은 월권 행위를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언론사들은 법적 검토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사 한 관계자는 "3년동안 총 1억 7000만 원의 광고를 일개 기자에게 어떻게 위임 할 수 있냐"며 "이는 제천시 '고위관계자와 유착'이 없다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제천시 행정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 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시 측은 이 사안에 대해 모두 인정했다.

시 관계자는 "광고를 하려면 A 기자에게 의뢰한다. A 기자가 목록을 적어준 언론사들을 대상으로 수년동안 광고를 집행했다"고 말했다.

A 기자에게 광고 배정 권한을 준 질문에 대해서는 "이 부서에 들어 온 지가 얼마 안돼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또 다른 시 관계자는 "광고를 할 때 기자들에게 의뢰하는 하는 것은 관행처럼 여겨 왔다. A 기자가 제천지역 언론사들을 상대로 공정하게 광고를 집행하고 있는 줄만 알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A 기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의 전화를 시도했으나 받지 않았다.

제천=정봉길 기자 jb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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