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이든 기초든 지방의회가 꼭 필요하고, 그 역할이 지대하다고 믿고 있는 시민은 전체의 몇 %나 될까? 지방의회가 없어진다고 하면 절대 안 된다고 막아설 시민은 얼마나 될까?

반대로 지방의회를 해산시키고 더는 구성하지 말자고 했을 때, 찬성하는 시민은 몇 %나 될까? 지방의회 의원 수를 줄이거나, 광역과 기초 의회를 통폐합하자면 시민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예상하는 대로 최악의 답변을 얻을 것이 뻔하다. 물론 의회의 기능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면도 있을 것이지만, 그보다는 의원들이 기대 이하, 수준 이하의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 맞다.

매번 의회가 출범할 때와 후반기 일정이 시작될 때마다 의장 선거와 원 구성을 놓고 차마 눈 뜨고 못 봐줄 어처구니없는 자리싸움이 반복되고 있다. 지켜보는 것이 정말 짜증스럽다는 일성이다.

7월 후반기가 시작되면서 대전시의회가 보여준 추태는 그야말로 목불인견이다. 보여줄 수 있는 코미디는 다 보여줬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았고,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은 뒷전이었다.

기초의회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의장 선거와 원 구성을 놓고 최악의 추태를 보여주었다. 유권자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듯한 뻔뻔함에 경악할 수밖에 없다. 시당의 경고도 우이독경으로 먹히지 않는다.

민생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리싸움에만 혈안이 돼 있는 저들에게 피 같은 세금이 쓰인다고 생각하니 울화가 치민다. 시민들은 언론매체를 통해 전해 듣는 지방의회 소식에 혀만 차고 있다.

가뜩이나 부아가 치밀어 있는 시민들에게 보여준 대전시 의원들의 당돌함은 할 말을 잃게 한다. 본회의 출석조차 거부해 산적한 안건을 처리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안하무인이다.

지난 91년부터 시작했으니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건만 한 발짝도 나아진 게 없고 오히려 퇴보하고 있으니 국민적 실망이 이만저만이다. 국민 사이에 지방의회 불신과 무용론은 날로 확산하고 있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전국을 강타하는 지방의원들의 추태와 범죄 소식은 국민의 정치적 피로감을 극도로 높이고 있다. 고개 숙이고 무릎 꿇어 사죄를 고한 것이 어디 한두 번인가?

이제는 지방의원들이 어떤 말로 사죄하고 눈물을 흘려도 받아주지 않을 태세다. 대체 어쩌다가 지방의회가 모두 이 지경이 됐는지 한심스럽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답답하다.

지금과 같은 지방의회가 존치되기를 바라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 지방의회 제도에 대한 대대적 개편이 절실하다. 국민 다수는 더는 이런 삼류정치를 지켜보며 스트레스를 받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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