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가까이 파행 불구 의정활동비는 고스란히 챙겨

볼썽사나운 감투싸움으로 급기야 신성한 본회의장에서 유권자인 주민으로부터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까지 들은 대전 동구의회. 언론의 숱한 지적과 시민단체의 1인 시위에도 아랑곳없이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이들이 지난 20일 정상적으로 의정 활동비를 지급받아 비난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밥값은 고사하고, 한 달 가까이 한 일이라곤 패거리 싸움이 전부인 의회가 무슨 낯으로 의정 활동비를 받아가느냐는 원성이 그것이다. 27일 동구의회 사무국에 따르면 12명의 동구 의원들이 지난 20일자로 1인당 295만 6000원의 의정활동비를 받았다. 3547만 2000원의 혈세가 사실상 개점휴업한 의원들의 주머니로 들어간 셈이다.곳간이 바닥나다시피해 허리띠를 있는 대로 졸라맨 동구의 사정을 감안하면 결코 적잖은 돈이다.의회가 연출하는 막장 드라마를 현장에서 관찰 중인 시민단체 관계자는 혀를 내두른다.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금홍섭 사무처장은 “방청과 1인 시위를 통해 지켜본 결과 아주 구제불능”이라며 “토론과 협상이 기본인 의회가 한 달 동안 의장 하나 못 뽑고 자리싸움에 몰두하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다. 추이를 지켜본 뒤 내달 의정비 반납운동을 적극적으로 벌일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특히 신청사문제와 재정난, 9월 행정사무감사, 추경 예산 편성·심의 등 지역 현안이 산더미처럼 산적해 있음에도 의원들이 치열한 자리다툼만 벌이고 있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동구 주민들에게 돌아갈 것이 자명하다. 금 처장은 “토론과 협상을 기본으로 정당 정치를 실현해야 할 의회가 형님, 아우 관계로 뭉쳐 갈등과 증오의 지방정치를 보이고 있다”며 “이로 인한 엄청난 피해는 동구 주민들이 입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이제는 주민들이 직접 나서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구의회는 지난 13일 열린 제 169차 임시회 본회의에서 의장단 선출을 둘러싸고 야합 의혹을 제기하는 주류, 비주류 의원 간의 갈등으로 원구성도 못하고 폐회됐다. 지난 21일 열린 170회 임시회도 개점 직후 정회로 마비 상태에 빠지는 등 파행을 거듭하며 지역 주민들과 시민단체들로부터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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