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섭 대전제일고 배움터지킴이

 

명언 중에 ‘당신이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미래의 당신은 과거 속에 살게 될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을 뒷받침하는 격언으로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 생각난다.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서 새것을 앎. 논어(論語)의 위정편(爲政篇)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다. 옛것을 익혀서 새것을 안다는 말로, 옛것을 익힘으로써 그것을 통하여 새로운 지식과 도리를 발견하게 된다는 뜻이다.

우리는 삶에서 과거와 미래와 현재를 가지고 어느 것이 중요하냐고 다툼을 벌이는 경우가 많다. 모두가 필요하고 모두 중요하다. 하지만 과거에 너무 집착하면 현재도 미래도 힘들고,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없게 된다.

글 한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어떤 병원의 병실에서 눈을 뜬 한 남자는 모든 것이 어리둥절했다. 병실 침대 주변에 있는 의료진은 남자가 깨어나자 기뻐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남자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큰 상처를 입고 머리와 팔다리에 붕대를 감고 있었고 온몸이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남자는 그것보다도 자신이 누구인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아 혼란스러웠다. 남자에게 의사가 설명했다.

“환자분은 교통사고를 당해 큰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사고 당시 뇌에 심한 충격을 받게 됐고, 그로 인해 기억을 관장하는 부분이 문제가 돼 기억상실증이 찾아왔습니다.” “기억을 되살릴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습니까?” 간절하게 말하는 남자에게 의사는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전혀 방법이 없는 건 아니지만 자칫 기억을 되살리려다가 시력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환자분의 기억을 되찾길 원하십니까? 아니면 시력을 잃지 않으면서 사시길 원하십니까? 선택은 환자분이 하셔야 합니다.” 남자는 며칠 동안 심사숙고한 후 의사에게 말했다. “저는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기보다는 제 시력을 그대로 유지하겠습니다. 제가 과거에 어디에서 무엇을 했느냐보다는 지금 이 순간부터 앞으로의 남은 삶까지 어디로 가게 되는지를 계속 보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과거의 일을 생각할 수 있지만, 과거의 일은 다시 바로잡을 수도 바뀔 수도 없는 이미 닫힌 문이다. 하지만 미래의 일은 새로운 가능성으로 열려 있다. 과거가 없으면 미래도 없다고 하지만, 과거의 실패와 성공에 계속 얽매여 있다면 앞으로의 삶과 미래 또한 의미 있게 살 수 없다.

우리는 과거의 잘못을 너무 의식하고 있다는 게 아닐까? 과거의 사건들을 거울삼아 현재와 미래를 향한 새로운 비전을 마련하는 것은 지도자의 몫이고,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함께 가야 하는 몫은 국민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온고이지신, 옛것을 익혀서 새것을 안다, 옛것을 익힘으로써 새로운 지식과 도리를 발견하게 된다는 공자의 말씀을 우리 현실에 접목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올바른 길로 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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