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롯데건설, 75층 3000여 세대 대단지 조성 계획
대로변 제척대상 소유주 상생 방안 마련
대전혁신도시와 역세권개발 본궤도 시너지 효과 기대

은행1구역 천변뷰
은행1구역 상가뷰
은행1구역 투시도.

[금강일보 서지원 기자] 수많은 대전 사람들에게 이름만으로 아련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은행동’. 과거 대전역에서 충남도청으로 이어지는 중앙로 일대와 동양백화점, 홍명상가, 중앙시장 등 대규모 유통상가가 밀집된 이곳은 지난 2000년대 초반까지만해도 대전 최고의 핵심 상권으로서 명성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둔산과 노은, 도안지구 등 신도시와 연계된 상권에 밀려 침체기를 겪고 있는 세월이 벌써 십수년이다. 그러나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대전시의 적극적인 도시재생 의지와 함께 혁신도시 지정, 대전역세권개발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기존 ‘원도심’으로 불리는 은행동, 대흥동, 선화동 일대가 재개발·재건축 등으로 변화의 싹을 틔우고 있다. 대전의 성장과 그 역사를 함께하는 지역 전통의 상권, 하지만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언제나 새로움과 빛을 간직한 젊음의 거리가 있는 대전의 중심지 ‘은행동’이 은행 1구역을 중심으로 새롭게 태어날 채비를 하고 있다. 편집자

대전에 불고 있는 '부동산 열풍'에 힘입어 은행1구역도 다시 한번 사업 정상화를 위해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여기에 올해 초 대전시가 상업지역의 상한용적률 및 주거상업비율 완화 등 관련 조례를 개정하는 등 원도심 개발에 강한 의지를 보여 은행1구역도 훈풍을 탔다. 시는 조례를 통해 상업지구의 주거비율을 70%에서 90%로 상향했다. 주거비율이 올라가면서 높은 수익성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된 거다. 이에 시공사인 롯데건설이 은행1구역 정상화 추진위와 만남을 갖고 대전시와도 접촉하는 등 사업재개를 위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은행1구역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대전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기 위한 75층이라는 초고층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초고층단지들은 지역 부촌이라는 인식이 있으며 이를 중심으로 지역부동산 분위기가 급상승하기도 한다. 그와 더불어 높은 희소성과 지역 랜드마크라는 상징성이 있어서 실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약 3000세대에 달하는 대단지라는 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은행1구역은 2019년 조합집행부를 새로 구성하고 조직을 정비해 본격적인 사업궤도에 올라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다. 기존 사업계획상 주거비율과 상업시설 비율을 대폭 조정하는 것에 대해 관계부서와 공감대를 형성, 주거비율을 90% 수준까지 끌어올려 정비계획변경절차를 수행하고 있다.

정비계획변경의 주요내용 중 대전시에서 가장 높은 75층의 초고층 주거타운으로 조성하고자 하는 정비계획에 세간의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기존에 서울, 부산 등 주요 대도시에 있는 초고층아파트들이 천안, 평택 등 지방 주요도시들에도 들어서고 있는 시점에서 대전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랜드마크로 대전 최고의 아파트단지를 조성하고자 하는 셈법으로 읽힌다.

중앙로에 인접한 상업지구의 구역제척내용도 이번 정비계획변경(안)에 포함됐다. 대로변 조합원들은 개략의 감정평가금액으로 추정한다 해도 수십억 이상의 막대한 자산을 출자해야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합원분 아파트는 최대 2채 밖에 받지 못하며 분양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는 현금으로 청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경우 양도소득세에 대한 부담이 있고, 상가를 분양받는 경우도 미래의 재산가치가 불확실한 상황이므로 불안한 마음에 사업참여를 망설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그간 대로변 상업지역 조합원들의 조합설립동의율은 약 24%정도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은행1구역 조합에 따르면 중앙로 대로변을 제척할 경우 대로변 상업지역 소유자들은 은행1구역 사업완료시 약 3000세대에 이르는 배후수요에 대한 혜택을 직접 누릴 수 있고, 재개발구역 내 조합원들은 지가가 높은 대로변 상업지역을 제척하므로 분담금을 대폭 감소시킬 수 있는 등 제척대상 소유주와 구역 내 조합원 서로가 함께 상생할 수 있어 모두 대로변 제척에 적극 찬성하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조합원들의 기대감 속에 정비계획변경을 위한 행정절차가 진행되고 있는데, 현재는 중구에 입안제안 후 관련부서 협의를 거쳐 주민공람을 진행하고 있고, 주민설명회와 구의회 의견청취 절차를 거쳐 시로 입안 제출할 예정이다.

특히 대전 혁신도시 조성과 역세권개발이 본궤도에 오른 만큼 시너지효과도 기대된다. 지난 6일자로 대전역세권개발사업이 12년 만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만큼 유동인구의 변화와 은행1구역 주변 여건들이 새롭게 변모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는 이번 역세권개발사업의 우선협상자를 선정하면서 이번 사업을 계기로 대전역 중심의 신(新)르네상스시대를 시민과 함께 열어가겠다고 했으며, 그에 따라 은행1구역은 대전역세권개발사업의 최대수혜사업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원도심 상권활성화에 대한 열망이 매우 뜨겁다.

또 대전혁신도시 지정으로 대전역 주변 일원 92만 3000㎡(28만평) 부지에 중소기업과 다양한 공공기관이 조성될 예정인 만큼 원도심 지역의 도시경쟁력을 높여 새로운 혁신도시 성공 모델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공공기관 이전 대상은 120여곳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재 시는 10곳 이상의 공공기관을 희망하고 있다.

은행1구역 정비계획의 주요 변경사항들이 조합의 계획대로 원활하게 진행된다면 십수년간 머물러 있던 사업을 신속히 진행하는 데 큰 원동력이 될 것이며, 그로 인해 사업진행속도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1구역 최대성 조합장은 “오는 9월까지 정비계획변경 고시절차를 마치고 2021년 사업시행계획변경인가, 2022년 관리처분인가를 거쳐 2023년 초 착공을 목표로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사업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어 “대전시와 중구청에도 적극적인 지원과 신속한 행정처리를 요청했는데, 주무관청인 중구청은 은행1구역의 사업을 보다 속도감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금 대전의 부동산 활황세가 꺾이기 전에 착공 및 일반분양까지 마무리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서 사업절차를 수행할 것”이라며 “은행1구역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야말로 대전 원도심의 옛 영광을 재연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서지원 기자 jiwon401@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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