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일보] 코로나19 사태 이후 암을 진단받은 사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암 진단을 받은 사람이 줄었다는 것은 일견 반가운 소식으로 들리지만 진실은 그렇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실제로는 암 발병률이 감소한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감염 두려움으로 검진을 받지 않는 사람들이 증가해 나온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5대 암인 위암, 대장암, 자궁경부암, 간암, 유방암 산정특례 건수를 분석해보니 올 3~5월 건수가 지난해 동기 대비 2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수로는 5146건에 달한다. 이런 통계는 산정 특례 종료 시점부터 재발 또는 전이로 기간을 연장하는 경우는 제외했기 때문에 해당 암을 처음 진단받은 환자 수가 크게 줄었음을 보여준다.

암 종류별로 보면 위암이 올해 4735건으로 2088건이나 줄어 30.6%고 가장 감소율이 컸다. 이어 자궁경부암은 836건에서 632건으로 214건(25.3%) 줄어 그 다음을 차지했고 대장암은 6765건에서 5325건으로 1440건(21.3%)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5대 암 환자 수가 확연히 줄어든 것이다.

암 진단을 받은 환자가 감소했다는 사실은 반가운 일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손 씻기 등 개인위생에 철저를 기했기 때문이라면 다행이다. 그렇지만 이면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 암 진단을 받아야 할 사람들이 코로나19 감염이 두려워 진단을 받지 않거나 늦췄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갑자기 암환자가 줄어들 요인이 없기 때문에 검진을 받지 않아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어느 암이든 암은 의심이 나면 검진을 빨리해 조기에 확인하고 최대한 빨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암 발견 시기는 생존율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미 여러 연구 결과 확인된 사실이다. 그런데도 코로나19 감염이 두려워 몸에 이상이 있어도 병원을 찾지 않는다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보건 당국은 이런 현실을 간과하지 말고 적극 대처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방역에 집중하느라 암환자를 방치한다면 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전이가 빨라 조기진단을 통한 치료가 중요한 것이 암이라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적극 홍보하고 진단을 장려해야한다.

특히 암 발병률이 높은 노약자들은 면역력이 약해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클 수밖에 없고 병원에 가는 것조차 꺼리는 경향이 있다. 이를 보건 당국이 적극 나서서 이들을 이해시키고 진단을 안심하고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코로나19 피하려다 더 치명적인 암을 키우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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