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만년동 절도 빈발 식당 4개월새 두번 털려 "신고한지 일주일 지나도 현장도사도 안해" 비난

#. 지난해 3월 대전시 서구 만년동 모 식당 주인 김 모(여) 씨는 카운터에 놓아둔 가방이 없어져 깜짝 놀랐다. 200여 만 원이 넘는 명품 가방을 비롯해 지갑, 다이어리, 현금까지 그야말로 싹쓸이를 당한 것이다. 곧바로 식당 입구에 설치한 CCTV를 통해 30~40대의 남성이 손님을 가장하고 들어와 가방을 들고 나가는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아직까지 범인은 오리무중이다. #. 지난 20일 경 김 씨는 같은 낭패를 또 겪었다.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은 가운데 눈 뜨고 코 베이듯 또다시 절취를 당하자 기막혀 말문이 막혔다. 이번에는 예약을 하러 왔다며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남성이 김 씨와 직원들이 다른 손님들을 상대하느라 잠깐 한 눈을 판 사이에 카운터 안쪽에 있던 가방을 그대로 들고 가버렸다. 금새 뒤쫓아 갔지만 범인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김 씨는 “두 번씩이나 이런 일을 당하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어서 말도 나오지 않는다”며 “다시 경찰에 신고했지만 기대도 하지 않는다”고 푸념했다. 대전시 서구 만년동 일대 식당가와 업소들을 대상으로 전문 털이범이 극성을 부리고 있지만 경찰의 대처는 미흡하기 짝이 없다. 도둑맞은 사람들에게서는 경찰에 대한 불신이 읽혀질 정도다.김 씨는 “지난해에는 경찰이 CCTV를 확인해 금방 범인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알았는데 감감 무소식이었다”며 “당시 경찰은 ‘상습범인 것 같은데 다른 사건과 엮이지 않는 이상 잡기가 힘들다’고 말했으며 이번에는 누가 나와 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김 씨뿐만이 아니다. 근처 다른 식당도 올해 3월 명품가방과 그 안에 든 현금 200여 만 원을 털렸다. 이 식당 주인은 “은행에 가지 못해 금, 토, 일 3일 동안의 매상이 가방에 들어 있었는데 너무 속이 상했다”며 “나중에 신분증과 명품 가방이 돌아 왔지만 다시 쓸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2월 인근 당구장도 80여 만 원의 현금이 들어 있는 지갑을 도둑맞았지만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당구장 주인은 “경찰에 신고 해봤자 잡히지도 않을 것 같아 관뒀다”고 말했다. 경찰에 신고 되지 않은 경우까지 고려하면 전문털이범에 의한 피해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이 일대에 상습적이고 전문적인 털이범이 활개를 치고 다니고 있지만 대책이 없다. 한 식당 주인은 “이곳은 원래 손님들 매너도 좋고 범죄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는데 잇따라 이런 일들이 일어나니 기분이 좋지 않다”며 “경찰이 범인 검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경찰관계자는 “아직 현장에 나가보지는 않았지만 방범 CCTV와 목격자 확인 등 탐문 수사를 할 계획”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범인 검거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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