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일보] 30일 새벽부터 쏟아지기 시작한 폭우로 대전지역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비가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쏟아지면서 하천이 범람해 도로가 침수되는가 하면 아파트가 물에 잠기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재해 재난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지역으로 꼽혀왔던 대전이지만 이젠 사정이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이번 폭우로 대전에선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하는 등의 인명피해와 함께 총 500건에 가까운 공공사유시설의 피해가 접수됐다.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 아파트가 침수되면서 28세대 이재민이 발생해 임시대피소에 대피하고 있고 동구 등 시내 곳곳의 단독주택과 전통시장 등 상가가 물에 잠겨 재산 피해를 냈다.

또한 유등천이 범람하면서 도로가 침수되고 하천 수위가 올라가면서 대전천 하상도로가 전면 통제되고 있다. 또한 지하차도 곳곳이 물에 잠겼고 가로수가 쓰러지는 등으로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대전은 전국에서 호우나 폭설 등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한 지역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지고 있다. 올 들어 호우 경보가 내려진 것이 벌써 두 번째다. 지난 6월 11일 첫 호우경보가 내려진 데 이어 이번에는 기상청의 예보를 비껴간 기록적인 물 폭탄이 쏟아진 것이다.

그 강도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번 비는 시간당 최대 79㎜의 기록적인 폭우가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내리면서 피해를 키웠다. 비가 갑자기 쏟아지면서 일부지역의 배수시설 처리용량의 한계로 침수 등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문제는 이번 폭우가 끝이 아닐 것이라는 점이다. 앞으로도 며칠동안 대전을 비롯한 충청지역엔 많게는 200㎜ 안팎의 비가 더 내릴 것이라는 게 기상청의 예보다. 아직 장마가 끝나지 않아 폭우에 대한 우려는 가시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기후변화로 해가 갈수록 집중호우가 잦아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폭우는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렸지만 이제는 중부지방으로 올라오는 추세라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한반도 주변의 기류가 변하고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강해지면서 이제는 대전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대전시의 재해대비 안전대책도 상황에 맞게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로 언제든지 예상을 뛰어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하천과 배수로 등 공공시설은 물론 각종 건축물 등에 대한 재해방어 용량을 더 높이는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다시금 유비무환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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