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이상' 폭우 잘 예측, 문서상엔 최대150㎜
대전기상청 “충남남부지역에 대전 포함했다" 해명

[금강일보 곽진성 기자] 대전지역에 내린 역대급 폭우로 대규모 물적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대전지방기상청의 기상정보에 대해 씁쓸하다는 탄식이 나온다. 대전기상청은 지난 29일 오후 대전 지역에 30일까지 200㎜ 이상의 비가 올 것으로 예측했지만, 정작 기상정보 문서에서는 애매한 표현으로 혼란을 자초했다는 이유에서다.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29일 오후 6시부터 30일 오후 3시까지 대전 문화동에 197㎜에 달하는 폭우가 몰아쳤다. 이로 인해 아파트와 자동차가 침수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대전기상청의 애매한 예보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본보취재결과 대전기상청은 29일 오후부터 30일까지 200㎜ 이상의 비가 내리는 지역에 대전을 포함시켰던 것으로 파악됐다. 정확한 예보가 밤사이 비 피해를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됐을 정보다. 그러나 대전지방기상청은 29일 오후 6시 10분경 기상정보(제7-104호)에서 ‘30일까지 대전·세종·충남에 50~150㎜(충남남부 200㎜)’의 비가 내린다고만 예보했다.

대전시와 시민들은 이러한 대전지방기상청의 정보를 바탕으로 29일부터 30일까지 대전지역에 150㎜의 이하의 비가 내리는 것으로 인식했다. 시 관계자는 “대전기상청으로부터 예보상 50~150㎜ 오는 걸로 자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시민들 인식도 비슷했다. 한 시민은 “대전은 비, 눈 피해가 없던 지역이다. 뉴스 등에서 최근 장맛비와 비슷한 수준(50~150㎜)의 비가 오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전지방기상청은 29일 예보(기상정보)가 틀리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대전을 충남 남부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라는 거다. 대전지방기상청 관계자는 “대전도 충남 남부지역에 포함돼 있지 않나. 홈페이지에도 대전에 200㎜이상의 비가 내린다고 올려놨다. 틀리지 않은 예보를 했다”면서도 “(지역 표기 등) 예보를 개선해야 할 부부분에 대해서는,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시민들과 지자체는 씁쓸하다는 반응이다. 번번이 틀린 기상정보로 지자체와 시민들을 곤혹스럽게 하는 대전기상청이, 정작 맞는 예측을 해놓고도 애매한 표현으로 비피해 예방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한 시민은 “(200㎜이상의) 많은 비가 내린다고 제대로 알렸으면 경각심을 가졌을 것이고, 비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시 관계자는 “사실 대전기상청 예보가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아 (예보와 상관없이) 늘 대비를 하고는 있었다”면서도 “어떻게 대전을 충남 남부에 묶어 예보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씁쓸해했다.

곽진성 기자 pe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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