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7월, 에어컨·아이스크림 판매 부진
길어진 장마에 제습기, 스타일러 등 인기

[금강일보 조길상 기자] 올 여름, 역대급 폭염이 올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과는 달리 예년보다 선선한 날씨가 지속됨에 따라 유통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길어진 장마에 제습기, 건조기 등의 매출은 오르고, 빙과 시장은 주춤하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 5월 ‘여름철 기상전망’을 통해 올 여름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0.5~1.5도 높고 지난해보다도 0.5~1도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폭염일수(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는 20~25일, 열대야일수(낮 최저기온이 25도 이상)는 12~17일로 지난해보다 배가량 많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실상은 한 달 넘게 이어지는 장마로 평년보다 선선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대전·세종·충남지역 7월 평균 기온은 22.8도(평년 24.5도)로 지난 1973년 이후 세 번째로 낮다. 폭염 일수(평년 2.7일), 열대야일수(평년 1.5일)는 ‘0일’이다. 여느 해보다 선선한 7월을 보내고 있다는 뜻으로 이에 따라 유통업계의 희비가 엇갈린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제습기, 건조기 등의 매출은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7월 전자랜드 건조기와 제습기 판매량은 전년보다 각각 48%, 20% 올랐다. 의류관리기 상승 폭은 388%에 달한다.

5~7월 롯데하이마트에서 판매된 제습기 역시 34% 늘었다. 길어진 장마에 우산 판매량도 늘었다. 이마트 7월 아동용 우산 판매량이 31.9%, 성인용 우산은 11.7% 증가했다. G마켓 7월 20~26일 우산 판매량은 92%나 상승했다.

반면 에어컨 판매량은 줄었다. 전자랜드에 따르면 5~7월 에어컨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더위 시작을 알린 6월, 에어컨 판매량은 30% 늘었지만 5월과 7월 각각 30%, 28% 줄어든 영향이다.

성수기인 빙과류 시장도 매출 신장률이 신통찮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7월 빙과류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7.4% 줄었다. 편의점업계 역시 상황은 그리 좋지 못하다. 역대급 폭염을 기대했지만 실제 편의점 CU의 경우 7월 아이스크림 매출 신장률은 6%에 그쳤다. 이는 2018년 대비 2019년 신장률(9.1%)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이마트 24의 빙과류 매출 신장률(11.8%) 역시 지난해(28.9%)에 비해 하염없이 낮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긴 장마로 실내 습도 관리에 도움을 주는 가전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제습기와 의류 건조기는 에너지소비효율등급에 따라 구매 금액의 10%도 환급받을 수 있어 알뜰한 소비를 할 수 있고, 의류 관리기 역시 겨울철만이 아닌 사계절 동안 판매되는 가전제품으로 올라섰다”고 말했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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