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손해율 증가 막았는데
장마 길어 상황 지켜봐야

[금강일보 박정환 기자] 장마철, 침수 차량이 늘어나면서 보험사들이 손해율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올 초 코로나19로 인해 손해율 막기에 성공했지만 기록적인 폭우와 예년 보다 긴 장마가 전망되면서 보험사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2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9일부터 27일까지 집중호우로 인해 국내 4대 손보사(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에 접수된 차량 피해 건수는 1620건으로 집계됐다. 추정손해액만 162억 7000만 원에 이를 정도다. 대부분의 피해 접수는 차량침수피해가 차지했다. 비래물 피해(낙하물 등에 의한 피해)는 35건에 그친 반면 차량침수피해는 1585건으로 162억 2000만 원의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중 폭우가 집중됐던 부산을 비롯한 경상 지역에서 참량침수피해가 집중됐다. 이 지역에서 접수된 차량침수피해는 1478건, 추정손해액은 153억 3900만 원에 이른다. 서울·인천·경기는 44건, 광주·전라 27건, 지난달 29~30일 폭우가 내렸던 대전·충청과 강릉·강원은 각각 18건의 차량침수피해가 접수됐다. 중부 지방 장마는 오는 10일 이후에나 그칠 것으로 보여 역대 가장 긴 장마기간으로 기록될 수 있는 만큼 피해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자동차 침수 피해를 입었을 때는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이라면 자기차량손해담보(자차보험)를 이용해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 지난해 말 손해율이 100%를 웃돌며 손보사 실적 부진의 주범으로 꼽혔던 자동차보험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반사이익을 누리며 개선세를 보인 바 있다. 실제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지난 3월 4개 손보사의 손해율은 76.2%~80%까지 개선됐다. 전염병 사태로 소비자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자동차 사고가 줄어들었고 감염에 대한 우려로 경미한 사고인 경우에는 병원 방문을 기피하는 경향도 손해율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지난 4월 79.7%~83.8%, 5월 80.4~82.0%, 6월 85.0%~85.5%로 손해율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상황이다.

대전 서구 한 보험사 관계자는 “올 초 손해율이 떨어졌다. 그러나 기록적인 장마로 인해 침수차가 급증해 자차 보험 청구도 늘어나면서 하반기 손해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장마는 평소 큰 영향을 미치지 않던 대전과 충청 지역에도 피해를 입혔기 때문에 지난해보다 부담이 더 커질 것 같아 걱정”이라고 한숨지었다.

박정환 기자 pjh@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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