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학과 행사 줄줄이 취소
학생 환불 요구...학생회 ‘고심 중’

[금강일보 김지현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올 1학기 비대면 수업을 한 일부 지역대학들이 학생들과의 갈등 끝에 장학금 방식으로 등록금 반환을 결정짓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 ‘학과 학생회비’ 반환 문제가 고개를 들고 있다. 실기·실습을 제외한 대다수 강의가 비대면 방식으로 이뤄진 만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체육대회 등 각종 학과별 행사가 줄줄이 취소됐기 때문이다. 대학별 학생회에선 학과 학생회비 반환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이다.

각 대학들은 학생들의 요구에 부응해 구체적인 등록금 반환 방법을 결정했거나 논의 중이다. 대전·충남에서는 한남대와 목원대, 공주대, 단국대 천안캠퍼스, 대전대, 배재대, 우송대, 충남대, 한밭대 등이 등록금 반환 금액과 방법, 시기 등을 조율하고 있다. 이는 비대면 수업이 실시된 1학기 학습권 결여 등으로 인한 조치다.

학생들 사이에선 학과 학생회비 역시 반환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학과 학생회비는 1만 원 상당의 총학생회비와 별개로 각 학과별로 학생 복지, 학과 행사 등을 목적으로 마련하는 것으로 1인당 4년간 약 20만~30만 원에 이른다.

대전 A 대학 재학생 이 모(22·여) 씨는 “등록금 반환에 대한 이야기가 줄곧 나오고 있는데 학생회비에 대한 논의는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행사가 전면 취소됐으니 학생회비를 되돌려줘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대학별 학생회는 학생회비 반환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4년간 사용될 학생회비를 걷은 것이기에 신입생뿐만 아니라 재학생들 대상의 학생회비 반환 금액도 책정해야 하는 탓이다.

A 대학 학생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각종 행사가 축소·취소됐고, 학과별로 사정이 다르다. 일단 학생회비를 걷은 학과에 대해서는 2학기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만큼 사용하지 않을 것을 당부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대전 B 대학 학생회 관계자는 “학기 초엔 코로나19가 장기화될지 몰랐다. 학생회비는 학과를 움직이려면 어느 정도 자금이 필요해 강요하지 않는 차원에서 걷은 것”이라며 “2학기에는 비접촉이나 학생들이 많이 모이지 않는 범위에서 행사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학생회비 사용이 불가능하다면 일부 학과에서 이미 사용한 것은 제외하고 반환할 수 있도록 하려 한다. 내년에 학생회를 운영하자면 어느 정도 적립금이 있어야 하니 학과별로 상의할 예정”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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