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최고위원 도전 김종민, 盧 마케팅 분주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지난 1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방명록에 쓴 글. 김 의원 페이스북 게재 사진.

[금강일보 최일 기자] ‘김종민과 안희정이 함께하면 더 큰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처음 입성할 당시 더불어민주당 김종민(56) 의원(충남 논산·계룡·금산)이 선거공보에 기재했던 대표적인 슬로건이다.

2010년 안희정 전 지사가 민주개혁세력 최초의 충남도백이 됐을 때 초대 정무부지사로 호흡을 맞췄던 게 친구이자 정치적 동지인 김 의원이었고, 2012년 19대 총선에서 ‘피닉제’ 이인제 전 의원에게 패했던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고자 ‘투톱의 힘’을 한껏 과시해 당선의 영예를 안은 것이다.

적극적인 ‘안희정 마케팅’을 펼쳐 이 전 의원의 7선을 저지하는 기염을 토하며 국회의원 배지를 단 김 의원. 하지만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물망에 올랐던 안 전 지사가 2018년 3월 김지은 전 정무비서의 성폭행 폭로로 몰락하면서 ‘친안계’인 김 의원은 위기에 몰렸다.

그렇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으로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와 국정감사 등에서 야당의 가열찬 공세를 차단하는 방패막 역할을 하며 당정에 존재감을 각인시켰고, 4·15 총선을 통해 재선에 성공했다.

여세를 몰아 8·29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 충청권을 대표해 당 지도부 입성을 노리는 김 의원은 한때 ‘안희정 마케팅’으로 뜻을 이뤘던 것처럼 이번 전대를 앞두고는 활발한 ‘노무현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종민은 누구인가’라는 제하 아래 ‘노무현 마크맨 김종민’, ‘노무현의 입 김종민’ 등의 홍보물을 게재해 노 전 대통령과의 각별한 인연을 부각시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김종민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한 홍보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김종민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한 홍보물.

지난 1일에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방명록에 ‘역사는 이어달리기다. 한국정치의 물줄기, 꼭 바꾸겠습니다’라고 글과 함께 자신의 직함을 ‘노무현 대통령 대변인’(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 역임)이라고 표기해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지난달 21일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도 “권력개혁을 반드시 완수하겠다. 권력개혁은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이다. 20년 묵은 숙제인 검찰·법원·언론개혁을 완수하겠다”며 노 전 대통령의 못다 이룬 숙원을 해결하겠다고 다짐했고, “당정청이 한마음이 돼 문재인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반드시 이뤄내겠다. 2007년 노무현정부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정권 재창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기관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지난달 29·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150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최고위원 후보 8명에 대한 지지도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한 결과, 김종민 의원이 26.7%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고, 노웅래 의원 18.9%, 양향자 의원 13.8%, 염태영 경기 수원시장 8.5%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김 의원 35.6%, 노 의원 21.0%, 양 의원 17.4%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