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극복·청소년 문화향유 확대
교육·문화현장 “일시적 대책 아니길…”

[금강일보 이준섭 기자] 대전에서 전국 처음으로 학생 문화예술 관람비 지원 움직임이 일고 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지역 문화예술계에는 활력을, 학생들에게 풍부한 문화예술적 역량을 키워주자는 판단에서다. 대전시의회가 관련 조례 제정에 나서면서 교육현장과 문화예술계에서도 논의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눈치다.

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기현 의원(대전 유성구3)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문화예술계를 돕기 위해 학생 문화예술 관람비 지원을 제안하고 나섰다. 정 의원은 지난달 30일 제252회 임시회 4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문화예술을 생업으로 두고 있는 이들은 사각지대에 놓인 채 말 그대로 모든 게 막혀버린 상황에 내몰리게 됐지만 아직까지 손에 잡히는 지원 사업은 시행되지 못 하고 있다”며 “문화예술계를 지원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에서 이를 위해 관내 초·중·고생에게 일정 기간 문화예술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학생 문화예술 관람비 지원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이 제안한 사업은 초등 고학년인 5·6학년부터 고교 2학년까지 관내 학생들에게 음악, 미술, 연극, 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 현장을 찾아가 관람하고 체험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는 게 골자다. 시민들의 예술 소비를 촉진시켜 문화예술 종사자들의 창작의욕을 북돋아주고 시스템이 취약한 현장의 생태계를 지켜내는 것은 물론 미래의 문화예술을 키워 나갈 청소년들을 정서적으로 뒷받침하자는 게 정 의원의 설명이다.

향후 정 의원은 내달 8일부터 열리는 제253회 임시회에 (가칭)대전광역시교육청 학생 문화예술 관람비 지원 조례안을, 교육위원회 소속 민주당 조성칠 의원(대전 중구1)은 대전시 관련 조례안을 각각 발의할 계획이다.

학생 문화예술 관람비 지원이 현실화되면 전국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이를 바라보는 교육·문화현장의 기대감도 크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3일 성명을 내고 “침체된 지역 문화예술계를 살리고 4차 산업 혁명 및 창의·융합 시대에 걸맞은 학생 역량 제고를 위해 지차체와 교육청이 합심하길 바란다”며 “학교 밖 청소년까지 아울러서 일시적 지원에 그치지 말고 지역의 다양한 문화예술 체험과 향유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소망했다.

복영한 대전연극협회장 역시 “문화예술 현장에서 그간 지속적으로 제안해왔던 사안을 뒤늦게 시작하는 것 같아 아쉽기는 하나 당연한 조치라고 생각한다”며 “단순히 코로나19 회복, 학생들의 문화예술 향유권 확대를 넘어 현장 전반에 걸쳐 소비 시장을 활성화하고 생태계 회복을 꾀하는 구심점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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