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월로 시집 ‘느티빛 옷을 입다’ 상재

 

세월이 쌓이다 보니
구름도 위로가 된다

저녁노을, 아침노을
찬란한 꽃구름들

내 생의 마감도 누군가에게
그런 노을이기를

-‘노을’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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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월로 시인

코로나19라는 신종 감염병으로 어수선한 2020년 여름, 채운(彩雲) 윤월로(尹月老) 시인이 삶에서 울려나오는 진솔한 소회, 살아있는 모든 생명을 향한 외경(畏敬)을 담은 시집 ‘느티빛 옷을 입다’(도서출판 문화의힘)를 상재했다.

제1장 줄다리기, 제2장 봄날, 제3장 은발별리, 제4장 오랜 사랑, 제5장 물의 노래 등에 걸쳐 ‘순리’, ‘부등호’, ‘늦게 배움’, ‘삼각관계’, ‘오늘의 논고’, ‘일구사’, ‘불면’, ‘좋은 세상’, ‘본성’, ‘눈물의 시간’ 등 총 61편의 작품을 수록한 이번 시집은 암으로 투병해 온 시인이 2018년 ‘가을답장’ 이후 2년 만에 선보이는 투병일기의 후속편이라 할 수 있다.

시인은 어느 날 우연히 입게 된 느티빛 원피스가 좋아 지난해 여름 내내 느티빛에 물들어 깊은 성찰로 세상을 관조(觀照)하는 시를 썼다. 독자들은 눈길을 끌거나 튀지 않으면서도 자연과 세상의 모든 화려함을 포용하는 느티빛 옷을 입고 노을을 바라보는 시인의 정경(情景)에 동참, 기도와 성찰의 시간 속에 따뜻하고도 속 깊은 언어로 부르는, 느티나무를 닮은 시인의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1947년 충남 부여에서 출생, 공주교대 졸업 후 대전여고·충남기계공고 등에서 교사로 30여 년 봉직한 시인은 대전문인협회 이사·감사·부회장, 시상문학회장, 대전여성문학회장, 대전수필문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시집 ‘나무 오른편에서’, ‘삶의 소묘’, ‘함께 있어’, 시선집 ‘밤의 정화’, 수필집 ‘안단테로 걷는 산책길’, ‘머루헌의 누운 향나무’, ‘고마운 일상’ 등이 있고, 대전문학상·원종린수필문학상·금남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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