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육공동체연구원장, 한밭대 교수

 

코로나19로 지난 학기의 등교수업은 초중등 교육은 물론 대학까지도 사실상 중단되었고, 부분적으로 온라인 강의를 시행하였으나 교육 효과면에서 매우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교육부는 이런 상태라면 다음 학기도 정상적인 대면 수업은 불가능할 것으로 예측하였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교육에 지장을 받은 학생은 190개국에서 약 16억 명에 달하여 90% 이상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사실상 수업을 받지 못하거나 온라인 원격수업을 할 경우 지역 또는 부모의 생활수준에 따른 학력격차는 더욱 커진다고 말한다. BBC는 온라인 원격수업의 성패는 좋은 컴퓨터와 인터넷 연결, 공부할 수 있는 조용한 공간에 좌우된다고 분석했다. 교사와 학생 간 디지털 리터러시(literacy)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부모가 아이들의 학습을 도울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교육을 받았고 시간적 여력이 있는지도 중요한 차이를 유발한다고 보았다.

지난 6월 한 교육시민단체의 발표에서도 응답자의 62%가 원격수업을 실시하면서 부모의 학력과 경제력, 가정에서의 부모의 학생 관찰시간 등 배경이 학생의 교육격차를 더욱 키웠다고 응답했다. 원격수업은 본질적으로 학습 이해도가 떨어지는 데다 사교육이 극심한 우리나라에서 부모의 사교육 지원 여건에 따라 학습수준이 더 벌어지는 것이다. 어느 조사에 의하면 원격교육의 결석률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통계가 있었고 학교의 성격에 따라서도 온라인 수업의 학습 성취도가 다르게 나타났다.

또 비대면 교육환경이 지속되면서 격리 상태에서 오는 고립 스트레스가 더해져 인지·감정·사회 발전의 지연이라는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이런 문제들도 극빈층의 타격이 더욱 크며 지금 벌어진 학력 격차는 팬데믹이 지나가더라도 복원시키기 어려워 오랫동안 큰 불평등의 후유증으로 남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차산업 시대로 가는 길목에서 디지털 교육은 필수적 요소가 될 것이다. 온라인 교육의 장점도 많고 또 이번 비대면 교육의 관성력으로 디지털 교육은 계속될 것이다. 여기서 온라인 교육 시대에 개선되어야 할 몇 가지를 생각해 본다.

첫째, 모든 학생과 교사들에게 디지털 교육환경의 접근성 격차를 줄여줘야 한다. 인터넷 활용이 자유롭지 않은 농어촌의 지역적 문제, 장애나 언어에 대응하는 충분한 교육 콘텐츠 부족이 문제로서 부모의 경제력에 무관한 좋은 컴퓨터와 조용한 공부환경 조성을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둘째, 양질의 교육 콘텐츠를 개발·보급해야 한다. 비대면 수업의 경우 지루하기도 하고, 자유로운 질의 응답이 어려우며, 학생 수준별 지도가 어렵기 때문에 재미있게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양질의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교과내용 이외에 고도의 제작기술과 다양한 디지털 소스가 있어야 하므로 많은 비용이 수반된다. 사교육을 능가하는 양질의 콘텐츠가 공평하게 제공된다면 오히려 교육격차를 줄이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셋째, 학습자 맞춤형 컨설팅 플랫폼을 제공해야 한다. 학습자 스스로 자기평가를 할 수 있는 기능과 개인 멘토처럼 수준별 개인지도를 할 수 있는 코칭 기능이 필요하다. 최근 산업분야에서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고객 맞춤형 컨설팅 도구가 많이 개발되고 있어 충분히 할 수 있는 상황이다.

넷째, 혁신과 창의력, 글로벌 시민, 대인관계 능력을 학습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강화하여 비대면 환경에서의 인성교육을 확대해야 한다. 교육은 진화해가는 사회에서 지식과 기능의 습득 외에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다양한 능력을 쌓아가는 과정으로 자신의 삶과 생활 방식을 선택해 가는 자율적 활동을 하면서도 다양한 사람들과 협동하면서 지속가능한 사회를 구축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란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교육은 사회적 공공재이다. 누구나 평등하게 교육의 기회와 과정이 보장되어야 하는 공공성을 갖고 있다. 아무튼 코로나에 의한 비대면 수업으로 발생되는 교육격차를 줄이고 기회의 사다리로 여기는 교육이 모든 학생들에게 공정하고 공평하게 학습 성취도를 높일 수 있는 대안이 모색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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