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감염률보다 가족 감염률 약 10배 높아
청결한 가정환경 조성, 일정 습도 유지해야
유사증상시 병원 말고 생활치료센터 방문 권장

[금강일보 김미진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 등이 일상화된 가운데 가족 내 감염률이 지역 내 감염률보다 약 10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청결한 가정환경 조성 및 유사증상 시 생활치료센터 방문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최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참여한 국내연구진은 올 1월 20일부터 3월 27일까지 코로나19 지표 환자 5706명의 접촉자 5만 9073명을 조사, 지표 환자들의 나이대별로 접촉자를 분류하고 그중 확진자 수를 집계해 감염 위험도(신뢰구간 95%)를 평가했다.

그 결과 지역사회 접촉자는 4만 8481명 중 921명이 확진돼 1.9%의 확진율을 보였으나 가족 내 접촉자는 1만 592명 중 1248명이 양성 판정을 받아 확진율이 11.8%의 확진율을 보였다. 이는 약 10배에 달하는 수치다. 또한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가족은 직장 등에서 접촉한 사람보다 감염률이 6.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확진자와 접촉한 가족은 10명 중 1명꼴로 코로나19에 감염됐지만 지역사회에서 접촉한 사람은 100명 중 2명만 감염된 거다.

정 본부장은 "굉장히 밀접한 가족 간의 관계다 보니까 마스크를 착용한다거나 손 위생을 하는 게 느슨해질 수밖에 없고 굉장히 오랜 시간 좁은 공간에서 일상생활을 공유하기 때문에 상당히 전파 위험도가 높다"며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면서 집에 머무른 시간이 증가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오기 전까지 사람 간 접촉을 줄이고 개인이 코로나19에 노출되는 것을 막는 개인방역과 사회방역이 가장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지역 내 의료계 전문가들은 청결한 가정환경 조성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대전 서구에서 내과를 운영하는 정안석 씨는 “일단 집안 내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키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최대한 청결한 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며 “외출 후 집에 돌아왔을 때 반드시 손을 씻고 평소에도 수시로 손을 씻는 습관을 들여야 하며 에어컨을 사용할 때에는 자주 환기를 하고 주기적으로 필터를 청소하는 것을 추천한다. 실내 습도도 너무 낮아지지 않도록 조절해야 바이러스 증식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대젼 A 병원 호흡기내과 전문의의 의견 역시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사회적 거리 두기 등 감염 완화를 추구하고 있는 지금의 대처 방식대로 가족 내 코로나19 전파를 줄이기 위해서는 손과 호흡기 위생을 비롯한 방역수칙을 이행하는 수밖에 없다”며 “매우 뻔한 소리지만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니만큼 예방밖에는 어쩔 도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사증상이 나타날 시 무조건 병원을 방문하기보다는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를 방문하는 것을 권장한다. 병원의 경우에는 중증인 환자들이 우선시돼야 하며 밀집된 공간에 많은 인원이 있어 집단감염의 우려가 있다. 또한 경증인 경우라면 충분히 생활치료센터에서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미진 기자 kmj0044@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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