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약환자 4명 간수치 상승, 발진 등 이상반응 보여
일부 전문가들 “미국 쫓다 가랑이 찢어진 것” 비판
“환자마다 상태 달라 더 지켜봐야 한다” 의견도

[금강일보 김미진 기자]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를 투약받은 국내 환자 106명 중 4명이 이상 반응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일각에서는 정부가 처음부터 신중했어야 한다며 따가운 눈총을 보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렘데시비르 등장 초기부터 미국의 임상실험 성공 사례만을 보고 긴급사용승인을 그대로 이어간다며 정부의 결정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방역당국은 렘데시비르의 안정성 검증과 빠른 수입 및 적용 과정에 대해 여러모로 충분히 대비하고 있다며 특례수입을 속도전으로 진행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최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정례 브리핑을 열고 렘데시비르 투약 상황 및 효과와 관련해 "106명에 대한 투여 현황을 보게 되면 이상 반응이 4건 정도 보고됐다"며 "부작용 사례는 간에 수치가 좀 상승한 것, 피부에 두드러기가 난 것, 발진이 생긴 것, 그리고 심장에서 심실이 조금 조기수축 된 것 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렘데시비르 투여 대상인 중증·위중환자는 보통 연령대가 높고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이 많아 원인을 해석하고 판단하는데 임상전문가들도 애로사항이 있다"며 “환자 상황과 관련해 판단하려면 임상적인 여러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인 것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이상 반응의 원인을 렘데시비르로 직접 지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전 A 병원 관계자는 “렘데시비르의 부작용 반응은 이전부터 우려됐던 일이다. 정부는 약물에 따른 문제라고 확실히 이야기하지 않고 환자에게 탓을 돌리는 것만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임상시험이 다양한 기관들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효과 유무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에 대해서는 이해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가 실험한 결과 이탈리아를 포함한 적잖은 국가들에서 그다지 효과를 보지 못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미국의 사례만 보고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하는 등 신중하지 못 한 모습을 보였다. 황새(미국) 쫓아가다 가랑이 찢어진 거나 다름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일부 사례만 가지고 일희일비하지 말고 아직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충남 B 제약사 관계자는 “일단 모든 환자들의 건강상태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렘데시비르가 맞지 않는 경우도 분명 있을 것”이라며 “효과를 보일만한 투약횟수도 아직은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없는만큼 좀 더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다. 이상 반응에 대한 이번 보고는 가볍게 지나가는 증상이 클 뿐더러 코로나19 치료와 부작용에 대한 치료를 동반할 경우 나아질 가능성 역시 크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지켜봐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렘데시비르는 특례수입을 통해 국내로 유입돼 지난달 1일부터 공급됐으며 8월 현재까지 33개 병원에서 중증·위중환자 108명에게 투여됐다. 108명 가운데 권 부본부장이 언급한 106명 외 나머지 2명은 아직 투약 효과 분석이 진행 중이다.

김미진 기자 kmj0044@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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