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측 일방적 공지, 약속 불이행”
소송인단 최소 목표 100명 돌파
학교 측 “성적장학금 축소 불가피”

[금강일보 이준섭 기자] 대전대 학생들이 학교당국의 성적 장학금 축소 지급 결정에 반발하며 집단소송을 예고하고 나섰다. 충분한 논의 없이 성적 장학금을 삭감, 일방적으로 공지하는 건 엄연한 약속 불이행이라는 판단에서다. 학교 측은 총학생회와 나름의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등 긴밀한 협의를 거쳐 내린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대전대가 최근 장학위원회와 등록금심의위원회 회의를 통해 당초 2020학년도 1학기 성적을 기반으로 지급할 예정이던 2학기 성적장학금을 한시적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최우수성적장학금을 비롯해 성적우수A~D장학금을 기존 기준보다 절반씩 줄여 등록금에서 감면하고 성적향상장학금과 성적격려장학금은 이번 학기에 한해 지급하지 않는 게 골자다. 대신 대학 측은 운영비 절감 등 자구노력으로 마련한 재원으로 추가 장학금을 조성, 코로나19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별도로 특별장학금을 줄 계획이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이 알려지자 일부 학생들을 중심으로 반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익명으로 운영되는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 에브리타임에 ‘성적장학금 축소 및 미지급’과 관련한 집단소송 게시글이 공유되면서다. 해당 글 작성자는 “변호사를 만나보니 성적장학금에 대한 삭감, 폐지를 일방적으로 공지하는 건 학교 측의 약속 불이행으로 소송이 가능하다고 한다”며 “이와 관련해 피해를 입은 학생들을 모아 집단소송을 위한 모임을 구성하려고 한다”고 썼다. 작성자가 소송을 위해 별도로 개설한 오픈 채팅방에는 5일 현재 소송인단 구성 최소 목표인 100여 명이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학생들의 소송 움직임에 학교 측은 진행 중인 사안인 만큼 향후 추이를 지켜보며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성적 장학금이 일부 조정된 것에 대해 학생들이 불만을 가질 수 있겠으나 코로나19 등 감염병 확산으로 인한 여러 가지 여건 상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점을 다시 강조했다.

대전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성적평가 방식을 절대평가로 전환한 결과 4.0이상의 성적을 받은 학생이 전년대비 51.95% 상승했는데 이번 1학기 전체 등록학생의 42.48% 규모였고 장학금 지급조건인 평점평균 3.0이상, 토익 하한선 역시 적용하지 않아 성적 변별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황”이라며 “성적장학금 축소는 대부분의 대학이 비슷한 흐름이고, 물론 수혜대상인 학생들에게는 다소 아쉬움이 있겠지만 전체 학생들을 위해 가장 합리적인 방향으로 결론을 도출한 것인 만큼 이해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집단소송에 대한 건은 향후 추이를 보며 대응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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