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문화제 대표 프로그램 불구 문예회관으로 장소 변경
"실경공연을 왜 실내서" ··· 준비·연습 부족 등 논란 잇따라

백제문화제 대표 프로그램인 웅진판타지아가 금강과 공산성을 배경으로 공연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공주문예회관 무대에 올려 생중계될 예정이어서 '실경공연'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됐다. 사진은 지난해 백제문화제 기간 펼쳐진 웅진판타지아의 한 장면. 이건용 기자

[금강일보 이건용 기자] 백제문화제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웅진판타지아’가 올해는 ‘실경공연’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한 수준으로 전락할 전망이다.

대한민국 대표 역사문화축제인 백제문화제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행사 규모를 축소해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웅진판타지아 또한 언택트(비대면) 운영방식으로 진행,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 중계키로 했다.

특히 금강과 세계유산 공주 공산성의 자연 풍광을 그대로 살린 웅진판타지아 무대는 그간 백제문화제를 찾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반면 올해는 무대를 공주문예회관으로 옮겨 진행될 예정이어서 ‘실경공연’이라는 타이틀을 떼야할 판이다.

더구나 연출 총감독 선임 등 웅진판타지아의 완성도를 한껏 높여 지역 브랜드화의 원년으로 삼아 무령왕의 갱위강국 선포 1500주년을 기념한 ‘2021대백제전’에 대비하겠다는 구상에도 불구하고 무대를 협소한 장소로 옮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내년 대백제전을 대비한 리허설 성격이라면 매년 치러지던 장소(금강과 공산성 배경)에서 공연하는 것이 여러 문제점들을 보완하고 개선할 수 있을 것이란 지적과 함께 문예회관이 밀폐된 공간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할 때 코로나19 예방 및 방역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또 오는 9월 26일부터 10월 4일까지 계획된 제66회 백제문화제가 불과 47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출연진 규모나 스태프 구성안조차 확정짓지 못해 우려를 키우고 있다. <본보 2020년 7월 22일 14면 보도 - 코앞 다가온 공주 웅진판타지아 실경공연, 출연진조차 구성 못해>

결국 시급한 준비일정으로 자칫 졸작 공연이 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오디션을 통해 지역 예술인들을 섭외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연습 부족으로 인해 완성도 높은 공연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란 지적이다.

촉박한 시간 때문에 몇 해 전 웅진판타지아를 운영했던 지역의 특정 예술인 단체가 무대 설치에서부터 출연진 섭외까지 모든 것을 주무르고 있다는 추측성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웅진판타지아를 공주의 대표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서는 단순한 이야기를 완성도 높은 콘텐츠로 구현해내는 스토리텔링 작업 또는 스토리노믹스가 절실한 상황에서 연출 총감독이 공주시에 제출한 시나리오가 예전에 무대에 오른 무령왕 이야기를 일부 각색한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풍문 또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본보 2020년 7월 19일 14면 보도 - [기자수첩] 웅진판타지아 브랜딩화 ‘스토리노믹스’ 절실>

공주시는 연출 총감독이 직접 쓴 시나리오조차 열람 및 공개를 거부해 예전 시나리오를 재탕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그 내용과 완성도에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무령왕 일대기를 나열하는 정도의 스토리로는 감동의 무대를 선사하는데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장예모 감독이 연출한 인상(印象)시리즈와 같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지역경제에 톡톡한 효자노릇을 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친근한 내용들로 스토리를 구성해 그 지역만의 삶과 문화로 녹여내는 작업을 우선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백제문화제를 대폭 축소함에 따라 굳어진 예산을 웅진판타지아 스토리 공모에 투입해 내년의 대규모 행사인 대백제전을 자연스럽게 홍보하고, 완성도 높은 스토리로 웅진판타지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브랜딩화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역 주민들을 배우로 캐스팅해 지역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것은 물론 계속적인 일자리 창출로 공연의 품질을 높여 나가겠다는 공주시의 구상이 주목되는 대목으로, 올해가 그 원년이라는 점에서 첫 단추를 잘 꿰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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