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대전역 서광장서 열린 ‘젊은의사 단체행동’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대하는 대한전공협의회 대전·충남·충북 전공의들이 지난 7일 대전역 서광장에서 열린 2020 젊은의사 단체 행동에 참여하고 있다. 함형서 기자 foodwork23@ggilbo.com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대하는 대한전공협의회 대전·충남·충북 전공의들이 지난 7일 대전역 서광장에서 열린 2020 젊은의사 단체 행동에 참여하고 있다. 함형서 기자 foodwork23@ggilbo.com

[금강일보 김미진 기자] 기록적인 폭우가 계속되던 지난 7일, 대전역 서광장엔 하늘을 가득 메운 먹구름만큼 여느 때보다 짙은 의지로 뭉친 푸른 우의(雨衣)의 전사들이 모였다. 긴장감으로, 국내 의료체계를 바로잡아야한다는 중압감으로 굳게 입술을 다물고 ‘젊은의사 단체행동’ 슬로건을 든 그들은 결기 가득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를 주축으로 모인 대전·충청지역 전공의들이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계획에 반기를 들고 예고대로 파업을 단행했다.

대전협은 “그간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논의가 나왔을 때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논의 과정에 참여하고 싶다고 보건당국에 계속 접촉을 시도해 왔으나 전부 거절당했다”며 “정원 확대 사항은 당사자인 전공의들의 이야기도 함께 들어야만 했다”고 지적하면서 당초 파업 제외 대상이었던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의료 관련 전공의들을 포함, 7일 전국 동시다발적으로 파업 및 의대 정원 증원·공공의대 설립 반대 궐기대회를 열었다. 대전역 서광장에는 대전지역 전공의 448명(약 90%)과 충청지역 전공의 300여명이 모였다.

오후 2시, 궐기대회 시작이 다가오고 점차 그 무리가 커질수록 빗줄기 역시 굵어져갔다. 결의문 낭독을 통해 파업의 시작을 알리면서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방첩약 급여화 재논의, 의료 정책 수립 현장 목소리 반영 등을 촉구하는 와중, 비록 단체 집회를 열었지만 의사의 본분을 잊지 않은 그들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와 페이스쉴드를 착용한 채 입을 여는 대신 우산을 머리 위로 힘차게 들어올리며 결의문 내용에 동의했다.

낭독 이후에는 여의도에서 열린 서울·경기·인천의 전공의들의 궐기대회에 생중계로 참여하는 형태로 집회가 진행됐다. 중계차의 화면에서 시선을 떼지 않던 한 전공의는 “만감이 교차한다. 우리 전공의들은 부족한 수면시간과 고강도의 연속 근무 등 열악한 환경에서 국민들에게 저렴하면서도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때는 항상 제외당하기 일쑤였다”며 “의료공백 우려를 안고서도 우리가 이런 집회를 여는 이유가 무엇인지 국민들도 꼭 아셨으면 좋겠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의료시스템을 지탱해나갈 주체로서 정부의 불의를 지켜보지 않고 투쟁을 선택한 그 이유를 말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공의는 “정부가 의사들의 의견이 무시된 의료정책을 밀어붙이려는 건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 2000년 의약분업과 2017년 문케어 등 정부가 일방적인 정책을 시행했었을 때 엄청난 규모로 낭비된 건강보험 재정과 비정상적인 의료수가와 같이 정책 실패로 인한 피해는 항상 의사들이 져야만 했다”며 “더 이상 이런 정부의 책임회피와 탈선돼 버린 의료정책이 있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잘 못된 방향을 선택한 정부에게 올바른 변화를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미진 기자 kmj004@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