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우에 인명피해 2011년 이후 최다…댐 방류로 피해 가중
정부 특별재난지역 지정했지만 피해 지속돼 추가 지정 목소리 커

[금강일보 강정의 기자] 예상보다 길어진 장마, 특히 기록적인 폭우가 국지적으로 쏟아지면서 충청권 수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수해가 발생한 지역에선 무더위 속 복구가 진행 중이고 또 다른 지역에선 새롭게 수해가 발생하는 등 장마 피해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폭우로 인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충북 충주·제천·음성, 충남 천안·아산, 경기 안성, 강원 철원 등 7개 시·군을 지난 7일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했지만 지난 주말 비 피해가 또다시 속출하면서 특별재난지역 추가 지정을 요구하는 지자체와 정치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지자체 등에 따르면 그간 내린 비와 함께 지난 주말에도 중·남부 지역에 장맛비가 쏟아지면서 용담댐(전북 진안) 등 전국 주요 다목적댐 수위가 위험수위까지 차올라 일제히 수문을 열었다.

특히 충남 금산의 경우 용담댐 방류로 불어난 하천이 범람하면서 일부 마을이 쑥대밭으로 변했다. 금산군 제원면과 부리면 마을들이 수해를 당했고 마을주민들은 용담댐 방류에 앞서 마을회관과 인근 초등학교 등으로 긴급대피하기도 했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금산·예산군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추가 지정을 정부에 요청했고 충북 진천·단양지역에서도 정치권이 나서 추가 지정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앞서 진천과 단양엔 집중호우로 3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25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문제는 수해를 야기할 수 있는 기상여건이 계속 펼쳐진다는 점이다. 장마가 채 끝나지 않은 가운데 우리나라로 접근중인 태풍 또한 폭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비 피해는 더 누적될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0일 새벽 3시 제5호 태풍 장미가 서귀포 남쪽 약 350㎞ 부근 해상까지 접근했고 11일 오전 9시경 부산과 울릉도 방향으로 빠져나가면서 상당량의 수증기가 내륙으로 공급돼 상당량의 비를 뿌릴 것으로 전망된다.

대전지방기상청 관계자는 “태풍 장미의 영향 등으로 대전·세종·충남엔 11일까지 100~300㎜, 많게는 50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예보했다. 계속된 장맛비로 지반이 많이 약화된 만큼 산사태 위험 수위는 최고조에 달했다.

전국적으로 올해 현재 호우 인명피해는 50명(사망·실종·부상자 포함)으로 2011년 이후 가장 많다. 2011년은 중부권 폭우로 우면산 산사태가 일어났던 해로 한 해 호우로 77명, 태풍으로 1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이후 호우 인명피해는 2012년 2명, 2013년 4명, 2014년 2명, 2015년 0명, 2016년 1명, 2017년 7명, 2018년 2명, 2019년 1명(잠정) 등 한 자릿수를 유지해왔는데 올해 기록적인 수준으로 다시금 늘었다.

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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