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 제방 붕괴로 마을 물에 잠겨
산사태경보 최고 수준…대비 해야
태풍 영향까지 겹쳐 피해 누적될 듯

[금강일보 최신웅 기자] 지난 주말에도 장맛비가 이어지면서 충남지역에서 추가로 수해가 속출했다. 특히 전북 진안에 위치한 용담댐에서 한꺼번에 많은 양의 담수가 방류되면서 충남 금산군 일부 마을이 물에 잠기고 주민들이 대피하는 큰 소동이 빚어졌다.

9일 충남도와 금산군에 따르면 지난 8일 용담댐이 방류량을 초당 1500톤에서 3200톤으로 늘려 금산군 부리면과 제원면 주민 220여 명이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다. 대피 과정에서 일부 주민은 집 옥상으로 올라가 119구조대에 구조되기도 했다.

현재 조정천 제방과 천황천 제방이 각각 100m정도 유실됐으며 외부로 통하는 도로가 물에 잠겨 주민들이 고립된 상태다. 용담댐 방류량 증가로 전북 진안군 안천면 도수가압장이 물에 잠기면서 금산 일부 지역엔 수돗물 공급도 끊겼다. 금산군은 주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비상급수용 물차와 병물을 공급하고 있다.

충남 다른 시·군에서도 피해가 잇따랐다. 서산시 해미천 수변공원이 침수됐고 해미면 삼송교가 물에 잠겨 차량 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당진시 신평면에서는 주택 1채가 침수되고 도로 1곳이 파손됐으며 도로변 나무도 쓰러졌다. 아산에서도 배방읍 봉강교 하상도로, 탕정면 신풍교 하상도로 차량 진입이 불가한 상황이다.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 산사태 위기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예산군 7개 읍·면과 서산시 5개 면·동에는 산사태 주의보도 발령된 상태다.

도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8일까지 3차례에 걸친 집중호우로 사망 1명, 실종 2명의 인명피해가 발행했고 1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시설피해는 공공시설과 사유시설 등 9153건이 접수됐고 1307억 원가량의 재산피해가 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천안, 공주, 보령, 아산, 서산, 당진, 금산, 청양, 홍성, 예산, 태안 등 도내 11개 시·군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폭우로 인한 피해로 충남에선 공무원 381명, 경찰·소방·군인 607명, 자원봉사자 560명 등 1548명이 피해 현장에서 복구작업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데 지속되는 장맛비로 인해 한때 80%까지 올랐던 응급복구율은 49.3%로 다시 내려갔다.

도로 및 교량에 대한 응급복구는 63.5%가 완료됐고 침수된 주택에 대한 응급복구는 45.6%가 완료됐다. 농경지나 축사에 대한 응급복구율도 50%대에 머무르고 있다. 저수율은 보령댐 63.6%, 대청댐 72.9%, 예당호 72.7% 등으로 예년에 비해 저수율이 15~20% 정도 상승해 있는 상황이다.

폭우로 인해 주요 교통수단 가운데 하나인 철도 일부 구간도 열차 운행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호남지역 집중호우로 중단됐던 전라선 익산∼여수엑스포역 구간 KTX와 일반 열차 운행이 9일 첫차부터 재개됐지만 경전선, 태백선, 영동선, 충북선, 광주선 등 나머지 6개 노선 운행 재개 시점은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고 있다.

11일까지 태풍의 영향으로 또다시 많은 비가 전망되는 가운데 충청권 또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전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충청권은 10일 낮 12시부터 시작해 11일 새벽 6시까지 기간을 태풍 위험시점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강정의 기자 ·내포=최신웅 기자 csu@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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