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 48일째 이어져 역대 최장 전망
중소기업·자영업·전통시장·관광지 전방위 타격

[금강일보 정은한 기자] 2013년 이래로 7년 만에 역대 최장 기간의 장마가 지속돼 충청권 경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기 침체가 회복되는 와중에 내린 긴 장마라서 더욱 뼈아프다. 

기상청에 따르면 중부지방에서 장마 기간이 가장 길었던 해는 2013년에 기록한 49일이다.

올해 중부지방 장마는 지난 6월 24일부터 48일째 이어진 데다가 현재 북상 중인 제5호 태풍 ‘장미’의 영향으로 장마가 지속될 예정이라서 사실상 역대 최장 기록 수립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장기화로 수출과 내수에서 이미 깊은 내상을 받은 충청권 중소기업은 집중호우 피해를 받아 휘청거리고 있다.

특히 지난 7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충북 충주시・제천시・음성군, 충남 천안시・아산시의 경우, 6일 기준으로 충북 제천 4곳, 충주 3곳, 괴산 2곳, 충남 아산 1곳의 중소기업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이들을 돕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는 대출기한 5년, 최대 10억 원 한도로 연 1.9% 금리대 대출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국세청이 기한연장·징수유예·체납처분유예 등의 세정지원에 나서기로 했지만 피해 중소기업들의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중소기업 관계자는 “어째든 수출과 내수가 살아나야 벌어온 돈으로 피해를 만회할 수 있는데 지금의 지원정책은 기업 운영을 연장하며 피해를 최소화할 뿐이라서 도산까지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긴 장마에 소상공인들도 위기를 겪고 있다. 시민들이 외출 자체를 자제해서다.

장수현 대전상점가총연합회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매출이 50% 수준에 머무는 와중에 장기간의 장마로 40% 이하로 더 떨어졌다. 요식업 피해가 제일 크고 여름 휴가가 사라져 의류와 휴가 용품도 팔리지 않고 있다”고 귀띔했다. 전통시장은 물 폭탄 피해와 더불어 농산물 물가가 오른 탓에 시민들의 발길이 줄어들고 있다.

김영구 대전상인회 사무처장은 “최근 대전에 하루 300㎜의 물폭탄이 내려 한민·산성·태평시장은 무릎까지 물이 차올랐다. 곧바로 복구하긴 했지만 가전제품이 물에 잠겨 돈이 부족한 와중에 복구 비용을 치러야 했다”며 “더 큰 문제는 물폭탄에 과일과 채솟값이 많이 올라 손님들의 발길이 평소에서 30% 정도 떨어졌다는 데 있다. 장마 탓에 외식까지 줄어 식당하는 사람들도 물건을 적게 사가고 있다. 팔리지 않으니 농민들도 힘든 시기를 보낼 수밖에 없다”고 탄식했다. 

장마는 관광지에도 피해를 주고 있다. 타지로 떠나는 여름 행락객이 사라져서다.

태안 팜카밀레 박정철 대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방문객이 60%가량 감소한 상황이다. 그런데 계속해서 비가 내리면서 주말 총 방문객이 200~300명대까지 줄어들었다. 원래대로라면 2000~3000명은 돼야 한다. 지금까지는 고용유지지원금과 대출을 통해 버텼지만 비 때문에 다시 휴업할 수도 없고 대출도 어려워 막막한 심정이다”라고 토로했다.

정은한 기자 padeu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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