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태 대전시립연정국악원장
18~29일 우리소리축제 기획공연
9월 이후 공연재개 앞둬 준비만전
“대전만의 브랜드 공연 제작부터
연정 선생 발자취 알리기 힘쓸 것”

김승태 대전시립연정국악원장

[금강일보 이준섭 기자] 국악은 우리 역사를 음률로 기록한 문자와도 같은 정신이 깃든 존재다. 물론 현실 속에서는 그런 의미를 깊이 이해하고 있는 이들을 찾긴 어렵다. 그래서 국악을 있는 그대로 느끼며 감상할 수 있는 다양한 측면의 노력이 제도적으로 탄탄히 뒷받침돼야만 한다. 어쩌면 포스트 코로나19를 대비해야 하는 지금이 그 기회다. 김승태 대전시립연정국악원장을 만나 국악 현장의 내일을 들어봤다.

내년이면 개원 40주년을 맞는 연정국악원은 궁중음악부터 민속음악, 창작음악, 창극, 전통무용 등 악·가·무를 총망라하는 중부권 최고의 국악 공연장으로 성장했다. 코로나19 속에서 지난달 부임한 김 원장은 한 달여의 시간동안 다시금 현장의 냉엄함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했다.

그는 “사실 문화예술 현장이 제겐 퍽 낯설지는 않아서 나름 이 분야의 마인드를 갖추고 있다는 생각을 했지만 마음만 가지곤 잘 안 되더라”라며 “코로나19 이후 방역에 온 신경이 곤두선 채 계속해서 공연장 정상화를 꾀하곤 있지만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아직 전국 공연장 어디에서도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나오지 않은 점이다. 당장 이달을 시작으로 그간 중단됐던 기획공연 등의 재개를 앞두고 있는 탓에 김 원장의 속내는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그는 “오는 18일부터 29일까지 ‘2020 대전, 우리 소리 축제 하하하’ 기획공연을 통해 11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객석 50%를 개방하기로 했고 오는 9월 이후 공연들도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전통 예술이 고사 직전이라는 한탄이 나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확산으로 모든 공연이 중단되면서 설 자리마저 잃어버렸다. 그래서 김 원장은 비대면 공연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최근 유태평양 판소리 공연을 대면으로 긴장 속에 무사히 마쳤는데 향후에도 대면 공연을 이어가되 여건이 안 되면 비대면 방식으로라도 실시해 예술인과 시민들에게 질 높은 문화예술을 선사할 것”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국악의 대중화와 세계화, 국악 전통의 보존과 육성은 연정국악원의 오랜 과제다. 이를 위해 김 원장은 나름 세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연정국악원의 정체성 확립, 대전만의 브랜드 공연 제작, 연정 임윤수 선생의 업적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일이 그것이다.

그는 “연정국악원이 추구하는 가치를 유지하면서 대전이 가진 상징성, 공간을 활용해 랜드마크가 될 만한 공연을 만들어보고 싶다”며 “2022 세계지방정부(UCLG) 대전 세계총회 무대에도 우리 국악 공연을 세계인들에게 보여주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김 원장은 “이와 더불어 연정 선생의 발자취를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작업도 꾸준히 해 나가야할 숙제”라며 “그게 오늘의 연정국악원이 해야 할 마땅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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